‘온타임 온버짓’...K-원전, 유럽에 깃발 꽂았다 [이슈&뷰]

2024. 7. 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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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새 역사 쓴 팀코리아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에 한수원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만에 쾌거
尹대통령 ‘정상 세일즈’ 주효 평가

‘팀코리아’가 체코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누르고 최소 24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을 수주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성과다. ▶관련기사 2·3면

한국수력원자력·한전기술·한전KPS·한국원자력연료·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펼친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전략이 유럽 안방에서의 승전보를 가져다 주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 아래 1호 영업사업으로 ‘정상 세일즈’를 펼친 것도 크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9시경(한국시간) 체코 정부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최대 4기의 대형원전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이며, 1095년 영국이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한 원전의 본산지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를 안방인 유럽에서 꺾은 것은 대규모 원전 건설을 제 시간과 예산 내 가장 경제적이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는 ‘K-원전’의 보증수표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 셈이다. 체코 정부는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건설 시작과 완료를 위한 고정된 날짜와 명확하게 정의된 일정을 갖고 있다”며 “계약자가 이를 약속하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며, 이런 점에서 우선협상대상자의 제안이 더 만족스러웠다”면서 ‘온타임 온 버짓’ 전략이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K-원전은 1972년 고리 1호기 건설을 시작으로 단 하루도 원전 건설을 멈춘 적이 없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정확한 공기, 경제성을 인정받았고 공기 지연이나 비용 증가 없이 신규 원전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공급사로 꼽힌다.

2000년대부터 최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1∼4호기, 국내 새울 2호기, 신한울 1·2호기, 새울 3·4호기 등 최대 9기의 원전을 동시에 건설한 경험도 있다.

이른바 ‘온 타임 온 버짓’을 내세운 팀코리아의 시공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프랑스가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는 핀란드에 지은 올킬루오토 3호기가 예정보다 13년 늦게 전력을 생산했고, 2007년에 짓기 시작한 자국 내 플라망빌 원전은 아직도 완공하지 못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UAE 바라카 원전을 일정대로 건설하면서 세계 원전 업계에서 ‘온 타임 온 버짓’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번 원전 수주를 위해 지난 2년간 꾸준히 총력지원에 나섰다. 2022년 6월 처음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에게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체코 정부에 한국 원전의 중요성을 알려왔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마지막 승부처로 봤다. 당초 ‘안보’에 초점이 맞춰졌던 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박춘섭 경제수석을 포함한 경제 분야 참모진들이 동행한 것도 이런 점 때문이었다. 당초 5개 안팎으로 예상됐던 양자회담도 10개가 넘게 이어졌다.

아울러 한수원의 꾸준한 외교·문화적 노력을 통해 우리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해 꾸린 팀코리아 소속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팀코리아 일원인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도 같은 달 체코 현지에서 ‘한·체코 원전 건설 포럼’을 열고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백 사장은 원전이 들어설 예정인 두코바니 지역을 찾아 현지 지역민 고용과 지역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힘을 보탰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체코 프라하 현지에서 ‘체코·한국 원전건설 포럼’을 개최해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알렸고, 두산에너빌리티를 보유한 두산그룹은 같은 달 체코 현지에서 원전 사업 수주 지원행사인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열었다.

배문숙·서정은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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