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부동산에 국민순자산 증가폭 '역대 최저'
지난해 국민순자산 472조원 증가...‘역대 최저 상승’
토지자산 줄고 주식 등 순금융자산 상승세도 꺾여
118조 날아간 전국 집값...1인당 순자산 정체 지속
특히 2021년 국민순자산이 2996조5000억원(15.9%)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규모가 2년 만에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명목 국내총생산(2401조원) 대비 배율도 9.6배로 2021년(9.8배), 2022년(9.7배)에 이어 3년 연속 하락했다.
국민순자산이 증가세가 둔화된 건 토지자산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비금융자산이 증가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토지자산은 38조원(-0.3%) 감소했다. 129조원 감소한 지난 2022년(-1.0%)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에 토지자산의 GDP대비 배율은 5.0배로 전년(5.2배) 대비 하락했다. 비금융자산도 442조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전년 증가폭(486조원)을 하회했다.
이는 거래요인보다 자산 가격 변동에 기인한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주거용 건물 부속토지를 중심으로 토지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명목보유손익은 급감했다. 2021년 명목보유손익은 2171조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 45조원, 2023년 73조원으로 2년 연속 100조원을 하회했다.
순금융자산의 증가세가 꺾인 것도 국민순자산 증가폭 둔화 요인이다. 지난해 순금융자산은 1044조원으로 전년 대비 30조원(3.0%) 늘어나며 전년 202조원(24.9%)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21년 282조원(53.3%)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10분의 1 수준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 B/S팀장은 "국내 주가 상승의 영향이 거주자 및 비거주자의 평가 이익에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의 평가액은 감소 전환했다"며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 이익이 해외 주식을 보유한 국내 거주자보다는 국내 주식을 보유한 해외 비거주자 입장에서 더 컸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토지자산 쏠림 현상도 이어졌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이 3932조원으로 전체 토지자산의 32.0%를 차지했고 경기 3389조원(28.0%), 인천 577조원(4.8%), 부산 569조원(4.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토지자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은 광주(-5.6%)였으며 부산(-4.5%), 경북(-4.4%)이 뒤를 이었다. 대구는 지난해 7월 경북 군위군이 편입된 영향으로 2.2% 증가했다.
제도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국민 순자산의 54.8%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순자산인 1경2632조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일반정부 5674조원(24.6%), 비금융법인기업 4192조원(18.2%), 금융법인기업이 542조원(2.4%) 순이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전년 대비 210조원 늘어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비금융자산은 38조원 줄었으나 금융자산중 현금 및 예금이 전년대비 125조원 증가하고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도 161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4427만원으로 전년(2억4039만원)에 비해 1.6% 증가했다. 시장환율로 환산한 1인당 순자산은 18만7000달러로 전년(18만6000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미국(46만5000달러), 호주(39만3000달러), 캐나다(28만2000달러) 등 선진국에 비해 낮았다. 구매력평가환율로 환산한 국내 1인당 순자산은 26만2000달러로 나타났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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