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부세·금투세, 신성불가침 영역 아냐”

■ 민주 당대표 후보 첫 방송토론
개편·유예논의 가능성 또 시사
김지수 “청년 희망 꺾지 말아야”
김두관 “李체제 민주DNA 훼손
대선서 중도층 마음 살 수 없다”

당권도전 3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이재명(오른쪽부터)·김두관·김지수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재명·김두관 후보는 18일 첫 방송 토론회에서 ‘이재명 일극 체제와 사법 리스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등과 관련해서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개편·유예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 후보 1차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연임 도전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 행사를 위한 것 아닌가”라며 “이 후보 사람들을 공천하면 선거에서 승리하고, 김두관이 공천을 주도하면 패배하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당헌·당규에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이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공천은 불가능한 상상”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예외 조항을 추가해) 공천하고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고쳤지 않나”라고 재차 공격했다. 김 후보가 “대표가 되더라도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그런 약속의 말씀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피해 갔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로 논점을 확장했다. 그는 “혹시 사법 리스크 때문에 대표를 한 번 더 하려고 하는가”라며 “왜 ‘대표가 되면 무죄를 받는다’는 얘기가 나오게 하나. 이런 오해를 받으면서 굳이 당 대표 선거에 나올 필요가 있나”라고 질의했다. 이 후보는 “수없이 많은 기소를 당했고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데, 당 동료들이 ‘왜 그렇게 많이 공격당하나’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함께 싸워주면 더 낫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 이 후보는 김 후보가 “이재명 체제하에서 다양성·역동성이 핵심인 민주당의 DNA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250만 당원들의 선택을 폄하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대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의 민주성이 훼손되면 중도층 마음을 살 수 없다”며 “이 후보가 월드컵 예선전에서만 팔팔하게 뛰고, 정작 본선(대선)에서는 한 골도 못 넣는 스트라이커가 되면 어떡하는가”라고 따졌다. 이 후보는 “여당 집권 2년이 지난 시점에 야당이 여당 지지율을 넘어서거나 비슷했던 사례가 없다”며 “지나치게 우리를 위축시킬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종부세와 금투세 등 세금 논쟁에서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종부세든 금투세든 신성불가침의 의제처럼 무조건 수호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히 종부세의 경우 살고 있는 집이 갑자기 비싸졌다고 ‘이중 제재(과세)’를 당하면 억울할 수 있으니 실용적 관점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금투세 역시 시행 시기 유예는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청년 정치인으로 당 대표 도전에 나선 김지수 후보도 “자산 증식에 대한 청년의 욕망을 꺾지 않았으면 한다”고 거들었다.

한편 이 후보와 김두관 후보는 ‘여당에서 영입하고 싶은 인사’로 합리적 보수의 상징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모두 지목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대접하고 싶은 식사 메뉴’로 이 후보는 “비빔밥”을 거론하며 화합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