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감동할 만큼 훈련했다··· 이제는 선물을 주시지 않을까” 12년 만의 올림픽 금 노리는 한국 유도, 결전지 파리로
오랜 부진을 끊고 올림픽 메달로 반전을 노리는 한국 유도 대표팀 선수들이 결전지 프랑스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황희태, 김미정 남녀 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한국 유도 대표팀 선수들은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발했다. 한국 유도는 2016 리우 대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2020 도쿄 대회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땄다. 여자 유도는 1996 애틀랜타 이후로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여자 유도 김미정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실력은 충분하다”며 “적게는 동메달 2개 정도 생각하고 있지만, 저는 말에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금메달 1개를 꼭 따서 오겠다”고 했다.
남자 유도 황희태 감독은 좀 더 비장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유도가 많이 추락할 것”이라며 금메달 목표를 확고하게 밝혔다.
파리 대회 금메달 기대주는 남자 최중량급인 100㎏ 이상급의 김민종(24)과 여자 57㎏급의 허미미(21) 등이 손꼽힌다.
김민종은 이날 공항에서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고 고된 훈련을 버텼다. 이제 하늘이 제게 뭔가를 선물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는 “부담보다는 자신감이나 의욕이 좀 더 생기는 것 같다”며 “최중량급에서 1등을 하면 유도 전 체급에서 1등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런 목표를 갖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랑이 같은 표정과 눈빛’으로 결전지에서 상대 선수들과 대결하겠다는 각오다.
재일교포 출신 허미미는 “큰 대회라서 긴장되지만, 많이 운동했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다”며 “제가 준비한 걸 다 보여주고 싶다. 저만의 유도를 멋있게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으로 국내팬들에게 유명세를 탔다. 2021년 별세한 할머니의 유언으로 한국 국적을 택했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유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껏 자신감이 올랐다.
남자 81㎏급 이준환(22), 여자 78㎏ 이상급 김하윤(24)도 메달 후보다. UAE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차지했던 이준환은 “(우승한 김민종과 허미미를 보며) 되게 부러왔다. ‘내가 저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올림픽에서는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가져와야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준환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해서 자신감도 올라왔다”며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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