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국정원 정보·공작 실상 보여준 수미 테리 파문[사설]

2024. 7. 18. 11: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국가정보원 요원으로부터 금품 등을 제공받고 한국 정부 대리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미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에서 외국 정부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법무부에 등록해야 하는데 테리 연구원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2013년부터 미국 주재 한국 공관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들과 만나며 한국을 위한 사실상 불법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게 주요 혐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국가정보원 요원으로부터 금품 등을 제공받고 한국 정부 대리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미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미국에서 외국 정부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법무부에 등록해야 하는데 테리 연구원은 이를 지키지 않은 채 2013년부터 미국 주재 한국 공관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들과 만나며 한국을 위한 사실상 불법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게 주요 혐의다.

미국에 파견된 국정원 요원들이 미국의 주요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각계 인사 및 한국 관련 싱크탱크 인사들을 접촉하는 것은 정당한 정보 활동이다. 그러나 미 검찰 공소장에 드러난 국정원 요원의 행태는 금지선을 넘어선 것이다. 정보 수집 활동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특히, 테리 연구원과 함께 대낮에 명품 핸드백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정보 요원의 CCTV 화면까지 공개된 것은 망가진 국정원의 상징과도 같다. 테리 연구원이 명품백과 의류, 현금을 받고 한국 측 인사의 미 인사 회동 등을 주선한 시점은 2019∼2021년으로 문재인 정부의 서훈·박지원 원장 시절이다. 엘리트 정보 요원들을 좌천시키고 정권 입맛에 맞는 부적격 인사들을 중용하거나 주요 해외 거점에 내보낸 것은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

수미 테리 파문은 21세기 국가정보기관으로의 국정원 환골탈태 필요성을 확인시켜준다. 미연방수사국(FBI)은 10년 넘게 테리 연구원을 추적 조사하면서 거듭 경고를 줬다고 한다. 그런데도 국정원 요원들은 이를 인지조차 못 한 채 어설프게 행동해 웃음거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공수사권에 이어 조사권까지 폐지하겠다며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정원이 무력화하면 국가 정보망이 무너진다. 방첩·테러 등 안보 정보는 물론 산업스파이 등 경제 정보 중요성도 갈수록 커진다. 형법 제98조 간첩죄 규정은 적국을 위한 행위만 처벌하도록 했다. 간첩죄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으로 넓히는 형법 개정과 함께 정보·공작 능력을 높이기 위한 면책 제도 신설 등도 더욱 시급해졌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