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것 보여드리고 싶다"…체지방 줄고, 근육량 증가! '예비역' 추재현의 복귀, 롯데 외야 더 탄탄해진다 [MD울산]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군대에서 준비했던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추재현은 지난 15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을 명받았다. 그리고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맞대결에 앞서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추재현의 장단점을 확인, 실전 투입이 가능할지의 여부를 체크하기 위한 김태형 감독의 선택이었다.
추재현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 키움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추재현은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21시즌 추재현은 95경기에 출전해 66안타 5홈런 26타점 37득점 4도루 타율 0.252 OPS 0.702의 성적을 남기며 가능성을 드러냈고, 2022시즌이 끝난 뒤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추재현은 상무에서 첫 시즌 53경기에 나서 57안타 3홈런 35타점 30득점 타율 0.324 OPS 0.889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전역의 해인 올해도 57경기에 출전해 61안타 4홈런 30타점 34득점 7도루 타율 0.313 OPS 0.802의 성적을 남겼다. 수많은 홈런을 생산하는 타자는 아니지만, 빠른 발을 바탕으로 2루타를 생산할 수 있는 중거리형 타자.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직후 2군에서 성적이 꾸준히 좋았으나, 상무에서도 2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의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
김태형 감독이 추재현을 전역과 동시에 1군 선수단에 합류시킨 이유는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병역의 의무를 마친 만큼 당장 1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된 까닭. 사령탑은 "두산에 있을 때 타석에 들어섰던 기억은 있지만, 추재현을 잘 알진 못한다. 연습하는 모습을 볼 것"이라며 "훈련하는 모습 등이 괜찮으면 1군에 등록을 할 수도 있다. 일단 한 번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 외야진은 빅터 레이예스-황성빈-윤동희로 주전이 확고하지만, 추재현이 백업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뎁스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하루 훈련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방망이 치는 것은 보지 못했다. 코치들의 평가는 (김)동혁이와 (장)두성이까지 셋을 봤을 때는 가장 안정이 돼 있다고 하더라. 타격도 능력도 위에 있다. 다만 대수비나 대주자만 놓고 볼 때는 동혁이와 장두성이 낫다. 일다 한 번 써볼 것"이라고 조만간 1군 콜업을 예고했다.
오랜만에 사회로 나와 1군 선수단에 합류한 추재현은 "전역을 했지만, 아직까지 (부대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빨리 나오고 싶었는데, 홀가분하기도 하다. 일단 설레는 마음이 가장 컸다"며 롯데 선수단에서 가장 반겨준 선수를 묻자 "모두가 반겨주지만, 상무에서는 선임이었던 (나)승엽이와 (손)성빈이다. '잘하고 왔느냐. 잘 왔다'는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좋아하는 음식 배달로 시켜먹고 싶었다. 일단 고기가 가장 먹고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상무에서는 개인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설명. 추재현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상무는 어떠한 시간이었냐'는 물음에 "비록 퓨처스리그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지만, 어떻게 하면 1군에서 내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봤다. 그리고 멘탈적으로도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스스로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컨택이다. 때문에 타석에서 컨택률을 높이고, 공을 많이 재고 치는 것보다는 초구, 유리한 카운트에서 방망이를 내밀려고 노력을 했다. 1군에 합류하면 더 어려운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타격하는 연습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과 비교하면 체형도 달라졌다. 근육이 많이 붙으면서 다부진 체형으로 변했다. 추재현은 "상무에서 밥 세 끼를 일정하게 먹고, 잠도 규칙적으로 자면서 아픈 곳이 없었다. 컨디션이 되게 좋았다"며 "상무에 웨이트 시설이 굉장히 잘 돼 있는데, 겨울 비시즌에는 매일 2시간씩 웨이트를 했다. 그러면서 체지방을 빼고 근육량을 늘렸다. 효과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무에서 지켜본 롯데는 어땠을까. 추재현은 "(황)성빈이 형과 (윤)동희가 잘하는 것 같더라. 빠르기도 하고, 타석에서도 쉽게 아웃되지 않는 타격을 하다 보니 팀에 도움이 더 되는 것 같더라. TV로 보는 입장이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팀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었다. 감독님께서는 '열심히 해봐라. 지켜보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며 "일단 군대에서 준비했던 것들이 있으니, 1군에서 보여드리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다. 그리고 엔트리에 합류해서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 생활에서 어쩌면 가장 큰 걸림돌인 병역 문제까지 해결한 추재현은 이제 오롯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그리고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는 팬들을 향해 "군대에 가기 전보다 많이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야구장에 많이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아직 복무 기간을 남겨두고 있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군대에 가는게 나쁜게 아니더라. 1년 6개월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목표를 잡아서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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