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 후 자살” 방콕 최고급 호텔서 숨진 6명 사망 사건 전말

이가영 기자 2024. 7. 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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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녀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태국 방콕의 한 호텔(왼쪽). 사건이 발생한 객실 내부에 남아있던 음식들. /AP 연합뉴스

태국 방콕 시내 최고급 호텔 객실에서 외국인 6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7명이 객실을 예약했다며, 사망한 6명 외에 나머지 한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범인은 사망한 6명 중에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경찰은 미국 시민권을 가진 베트남 여성 셰린 총(56)을 5명을 독살한 용의자로 추정했다. 셰린 역시 독극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일 오후 4시 30분쯤 방콕 시내 라차프라송 지역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시신 6구가 발견됐다. 사망자는 남성 3명과 여성 3명이었다. 국적은 베트남인 4명, 베트남계 미국인 2명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체크아웃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호텔 직원이 스위트룸에 들어갔다가 거실에서 4명, 침실에서 2명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검 결과 사망자 혈액에서는 독성 물질 시안화물(청산가리)이 검출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찻잔 6개와 커피가 든 보온병에서 청산가리 흔적을 확인했다.

호텔 직원은 15일 셰린이 객실에서 혼자 다른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리 룸서비스로 음식과 차를 주문한 셰린은 직원이 차를 만들어주겠다고 하자 “직접 하겠다”며 거절했다.

이후 보안카메라(CCTV) 영상에는 다른 다섯 명의 베트남인이 짐을 들고 객실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15일 오후 2시 17분부터 아무도 방을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않았다. 사망자들이 몸싸움을 벌인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사망자들 간에 부채 문제로 분쟁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셰린은 일본에 병원을 짓겠다며 5명에게 돈을 빌렸으나 1000만밧(약 3억8500만원) 규모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5명은 병원 건설 프로젝트에 진전이 없자 법적 조치를 취했다. 이들 6명은 2주 후 법정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셰린은 협상을 위해 먼저 만나자고 제안했다. 5명은 15일 정오 호텔에서 체크아웃했다. 홀로 객실을 지키고 있던 셰린은 한 번만 더 만나자며 이들을 객실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음식과 차를 주문했다.

경찰은 총 7명이 5개 객실을 예약했다며, 사망자 6명 외에 나머지 한 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그러나 7번째 인물은 이미 지난 10일 출국한 것으로 파악돼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독극물의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사망자 중 2명이 미국 시민권자인 만큼 미연방수사국(FBI)도 수사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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