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준 복귀 이후 2경기 연속 도루···KT도 달리나?
KT도 후반기엔 ‘달리는 야구’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까. 이번 시즌 도루 열풍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던 KT가 조금씩 뛰고 있다.
KT는 이번 시즌 팀 도루 44개로 리그 9위다. 도루 1위인 LG(130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시즌 베이스 크기 확대와 타고투저 현상 등으로 인해 각 팀이 베이스를 훔치는 데에 주력하는 와중에도 KT는 좀처럼 도루를 시도하지 않았다. 올해 12번의 도루를 시도해 7번을 성공한 배정대(29)가 팀 내 도루 1위인데 리그 전체에서 그의 도루 순위는 29위에 불과하다.
그랬던 KT가 달리기 시작했다. 리그의 대표적인 스피드 플레이어 심우준(29)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면서다. 심우준은 2020시즌 전 경기에 출장해 35번 베이스를 훔치며 그해 도루왕에 올랐다. 그는 입대 직전인 2022시즌에도 132경기에서 23번 도루에 성공했다. 빠른 야구가 대세로 떠오른 이번 시즌 KT에는 천군만마 같은 존재다.
심우준은 2023년 1월 상무에 입대해 지난 15일 제대했다. 그는 제대 직후인 16일 KT의 1군 엔트리에 콜업됐다. 심우준은 16일 “감독님께서 저에게 ‘발 빠른 야구’를 주문하셨다”라며 “그게 제 장점이니까 나가서 열심히 뛰어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준은 복귀 직후 두 경기 연속 도루를 성공시키며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는 복귀전이었던 지난 16일 키움전 8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김상수의 대주자로 투입됐다. 그는 키움 양지율이 초구를 던지는 사이 빠르게 2루를 훔쳐냈다. 그는 17일 키움전에서는 유격수로 투입돼 6회초 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거쳐 빠르게 홈 베이스를 밟았다. KT의 후반기 1호·2호 도루를 모두 심우준이 장식했다.
전반기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던 KT는 후반기 들어 4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위타선의 로하스·강백호가 나란히 홈런 공동 2위를 달리며 장타력을 뽐내는 와중에 도루 카드까지 장착한 KT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이제 KT도 달리기 시작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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