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말고도 누구에게든 무서운 팀 돼 보겠다”···나성범이 외치는 ‘강팀의 조건’[스경x인터뷰]
KIA는 선두를 달리는 지금 ‘2위 킬러’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팀에 부상자가 나오거나 연패에 빠져 위기를 맞을 때 공교롭게 꼭 2위 팀을 만나는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기세를 가져가며 선두를 지키기 때문이다. 2위에 여러 팀이 몰려있다보니 2위와 맞대결도 잦은 편이다.
17일 현재 2위인 삼성에 6승3패, 3위 LG에 9승3패, 4위 두산에는 6승1무5패로 앞서는 KIA는 시즌 초반 2위로 쫓아왔던 NC에는 8승1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마지막에 삼성 3연전을 스윕하고, 전반기 시작과 함께 LG 3연전을 스윕한 KIA는 다시 만난 삼성을 17일 또 눌렀다.
그 중심에 나성범(35·KIA)이 있다. 현재 2위권의 이 세 팀은 올해 나성범이 가장 잘 치는 상대다.
17일 현재 시즌 타율이 0.276인 나성범은 LG에 25타수 10안타(0.400) 1홈런 6타점, 삼성에 24타수 8안타(0.333) 2홈런 7타점, 두산에는 39타수 13안타(0.333) 3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NC 상대로는 타율은 0.259(27타수 7안타)지만 홈런 3개를 치고 8타점을 올렸다.
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서도 나성범은 결정적인 만루홈런으로 KIA를 10-5 승리로 이끌었다. 5-3으로 앞서던 4회말 2사 만루에서 우월 홈런을 날려 2022년 9월8일 문학 SSG전 이후 678일 만에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직전 허벅지를 다쳐 약 한 달 간 재활한 뒤 4월말 복귀했지만 한참 동안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나성범은 6월 중순 이후 완전히 회복해 있다. 최근 21경기 타율이 0.350(80타수 28안타) 4홈런 24타점으로 시즌 타점 1위 최형우(21타점)보다도 많은 팀내 최다 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거의 매경기 타점을 쉬지 않고 뽑고 있다.
KIA는 최근 매서운 득점력으로 승리한다. 그 안에 최소 5점 이상씩 한꺼번에 쏟아내는 ‘빅이닝’이 있다. 17일까지 4경기 연속 빅이닝을 만들었다. 지더라도 단숨에 따라잡거나 역전해 상대를 위협하는 타선의 집중력과 파워가 압도적이다. 빠른 타자 박찬호, 소크라테스, 최원준 뒤의 중심타선 김도영, 최형우, 그리고 나성범이 5번 타자로 버티는 타선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이다.
강타선의 중심인 나성범은 “다치지 않고 시즌 초반부터 더 타점을 올리고 도움이 됐더라면 지금보다 팀이 더 잘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늦게나마 좀 도움돼서 되게 기분 좋다”며 “투수들이 힘든 상황인데, 투수들이 5점 주면 우리가 10점 빼자, 이런 생각으로 타자들 모두 타석에 나가고 있다. 수비 역시 지금 실책이 좀 많기는 하지만 줄이면서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훈련하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모든 KIA 선수들처럼, 지금 나성범도 우승의 꿈을 꾼다. ‘2위 킬러’의 중심인 나성범은 남은 기간 KIA가 바라봐야 할 길을 정확하게 짚고 있다. 나성범은 “우승할 수 있는 팀, 1위 팀은 항상 이길 때는 확실히 이기는 것 같다. 역전승이 많고, 스윕이 많고, 연승이 많되 연패는 적다. 우리도 그렇게 나아가겠다”며 “2위고 아니고 간에 그냥 누구를 만나든 우리 팀을 무서워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이상하게도 좀 약한 팀(롯데, SSG)이 있는데 나도 거기서는 못 쳤다. 남은 경기에서는 더 집중해서 어느 팀을 만나든 똑같이 압도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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