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美 생물보안법 낙관 일러… 대책 마련 고심해야

김동욱 기자 2024. 7. 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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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미국 생물보안법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가격경쟁력이 강한 중국 업체들에 일을 많이 맡겨왔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게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사업이 제한되고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존 낙관론과 대조된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2032년부터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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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물보안법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 진서관 전경.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제공
"국내 기업들이 미국 생물보안법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가격경쟁력이 강한 중국 업체들에 일을 많이 맡겨왔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를 바꾸는 게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에서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이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미국 생물보안법으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사업이 제한되고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존 낙관론과 대조된다. 글로벌 영향력이 큰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서 배제될 경우 자연스레 한국 기업들도 피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섞여 있다.

미국 생물보안법은 2032년부터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하면 안 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달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으며 입법 과정에 제동이 걸렸으나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의 바이오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 의지가 강한 탓이다.

법안 추진 과정 초기에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생물보안법의 수혜를 누릴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한국과 미국의 외교적·산업적 협력이 많은 점을 감안, 중국 업체들의 빈자리를 국내 기업이 메울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미국 생물보안법 반사이익 전망에 힘을 실었다.

낙관론이 퍼져가는 가운데 최근엔 득실을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중국을 배척하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중국시장을 놓칠 수 있어서다. 중국 업체와 거래를 끊을 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미국 생물보안법의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섣부르게 중국 업체와 거래를 단절했다간 중국과의 관계만 악화하고 미국에서 실익은 얻지 못할 여지가 크다. 미국 생물보안법 세부 내용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법안 영향력이 약화할 수 있는 탓이다. 미국바이오협회가 지난달 초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기업 124개사 가운데 중국 CDMO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은 79%에 달했다. 미국 기업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기업을 완전히 배제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시간을 두고 면밀히 상황을 살펴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미국 생물보안법 수혜 가능성에만 기대 투자 및 사업 계획을 성급하게 결정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이 부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냉정한 모습을 본받을 만하다. BIX 2024에서 만난 우시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으로 인한 타격이 있긴 하겠지만 사실과 다르게 과장된 부분도 존재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법안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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