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보자"던 매파도 돌아섰다…연준, 9월 금리 내리나
'매파' 월러 이사 "디스인플레 추세에 근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리들이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로 금리인하 시기가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하며 '9월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통신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인터뷰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발언을 종합해 연준 지도부가 시장이 기대하는 9월 금리인하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각각 언론 인터뷰와 연설 등을 통해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고 고용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는 것에 주목하며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한층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5일 공개 연설에서 2분기 경제지표를 두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물가 여건이 갖춰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일치한다.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으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5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0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넘어섰지만, 앞서 발표된 4월과 5월 수치가 각각 5만명 이상 하향 조정돼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됐다.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캔자스시티 연설에서 앞으로 1~2개월 동안 더 좋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오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금리를 인하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WSJ은 "이달 FOMC에서의 금리인하는 배제했지만, 9월 회의에서의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며 "월러 이사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12월까지 금리인하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WSJ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모두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한층 가까워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3개월간의 물가와 고용지표가 "우리가 찾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더욱 얻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정부 목표를 향해 계속 완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이를 두고 WSJ은 이달 30~31일로 예정된 FOMC에서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추지만 9월 17~18일 FOMC에서 큰 경제 충격이 없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봤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메릴랜드의 한 비즈니스 그룹과 인터뷰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확대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고자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인상을 끝으로 22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5.5% 수준을 1년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 혹은 그 이전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약 98%로 보고 있다.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3.5%, 0.5%포인트 인하 확률은 4.6%로 측정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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