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24조 규모 체코 원전 수주…"K-원전 신화 다시 쓴다"
UAE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한국 원전 경쟁력 입증
유럽 진출 교두보 확보…폴란드 등 추가 수주 기대감
한국수력원자력이 총 사업비 24조원에 달하는 체코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상 두 번째이자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원전 수출로,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체코 정부는 현지 시간으로 17일 내각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을 1천메가와트(㎿)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한수원은 체코 두코바니 5, 6호기 건설을 위해 발주사(EDU II)와 단독으로 협상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했다.
체코 정부에 따르면 예상 사업비는 원전 1기 당 2천억 코루나(약 12조원)로 모두 24조원 규모이다. 한수원과의 계약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하고 본계약은 내년 3월 체결될 전망이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팀코리아' 컨소시엄을 이뤄 참가했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한국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사업비 20조원) 이후 15년 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의 원전기술 및 건설 역량을 국제무대에서 재입증했다.
특히 중동지역에 이어 원전산업의 중심지 중 하나인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게 됐다.
체코 정부는 인근 테멜린 지역에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할 경우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역시 한수원으로 선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테멜린 지역의 원전 2기 건설 계약까지 추가로 따내면 총사업비는 40조~50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 가격경쟁력·공기준수 역량·기술력 '호평'
체코 정부 및 발주사는 2022년 3월 한수원과 WEC(미국), EDF(프랑스) 3개 공급사를 대상으로 체코 신규원전사업 입찰을 개시했다. 한수원은 발주사의 입찰 일정에 따라 2022년 11월 최초 입찰서, 올해 4월 최종 입찰서를 각각 제출했다.
체코 정부 및 발주사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계약에 최적화된 공급사를 선정하기 위해 ▲가격경쟁력 ▲공기준수 역량 ▲기술력 ▲인허가성 ▲안보성 ▲수용성 등 여러 측면에서 공급사를 평가해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체코 신규원전사업은 체코 현대사의 최대 규모 사업이자 체코의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다.
체코는 국가에너지·기후정책의 탈탄소화 전략에 따라 원자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 4기의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2022년 개시된 입찰은 두코바니 5호기 1기 건설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올해 1월 체코 정부는 추가 원전 건설 방안을 발표하였고 발주사는 한수원 등 입찰사에 추가 3기 건설을 위한 구속제안서를 포함한 최종 입찰서 제출을 요청했다.
체코 정부는 각 입찰사의 최종 입찰서를 검토 후 두코바니 5, 6호기 건설을 우선 진행하고 이후 테믈린 3, 4호기 건설 여부도 결정한다.
체코 정부가 테믈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두코바니 2기에 이어 테믈린 3, 4호기도 우선협상권을 가지게 된다.
◇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건설 역량 인정
체코는 한수원의 ▲On Time Within Budget(정해진 예산으로 적기 시공) 건설 역량 ▲체코측 니즈(Needs) 충족 노력 ▲민관 협력 폭넓은 수주 활동 ▲뛰어난 기술력 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한수원은 1970년대 원전을 처음 도입한 이후 지난 50여 년 동안 국내외에서 36기의 원전을 지속적으로 건설하며 축적한 기술로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을 인정받았다.
체코가 한수원을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한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2021년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킬로와트(㎾)당 3571달러로 프랑스(7931달러), 미국(5833달러) 등 경쟁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체코 원전 수주에도 한수원은 프랑스 EDF보다 훨씬 저렴한 단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1200MW 이하 용량의 원전을 원하는 체코의 요구에 맞춰 1000MW급APR1000 노형을 체코에 제시했다. APR1000 노형은 2023년 3월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해 유럽에서 인허가성과 안전성을 입증 받은 상태다.
◇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수출 지원
한수원은 지난 2년여 동안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협력하며 고품질의 입찰서 작성에 온 힘을 기울였다.
또 민관이 하나가 되어 체코 정·관계, 산업계, 발주사, 학계 그리고 원전 건설 예정지역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수주 활동을 펼쳤다.
한수원은 한국 정부의 강화된 원전 수출정책과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수출 지원에 힘입어 한수원의 역량을 알리고, 한국원전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 힘써왔다.
이와 함께 원전 건설 예정지역 주요 인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아이스하키팀 후원을 통한 스포츠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마다 체코에서 봉사활동과 문화교류 활동 등을 펼치며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이미지를 굳혀왔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도 2022년 8월 취임 이후 이달까지 모두 7차례 체코를 방문해 체코 산업부 장관, 총리 수석고문 등 체코 주요 의사결정권자와 면담을 통해 한수원의 역량을 알리고 사업의지를 피력해왔다.
◇ 2030년 원전 수출 10기 달성 '청신호'
유럽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원전을 가동한 원전 본산지다. 유럽 시장에 처음 한국형 원전을 수출함에 따라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목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장 폴란드 원전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2022년 10월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에 1400㎿ 규모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정적인 전원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슬로바키아와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이 잇달아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영국과도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2025년 3월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발주사는 이후 발전소 설계, 인허가 및 각종 건설 준비 절차를 거쳐 2029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주호 사장은 "발주사와 윈윈(Win-Win)할 수 있는 계약 협상을 통해 두코바니 5, 6호기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테믈린 3, 4호기 수주도 착실히 준비해 우리 원전산업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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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문석준 기자 pressm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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