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1.5역 조정석 앞세운 찐 현실해학' 영화 파일럿[리뷰]

박동선 2024. 7. 18. 10:0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 리뷰는 영화 '파일럿'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쾌파격의 조정석 표 1인1.5역 연기를 앞세운 단편적인 현실해학 코미디가 여름 극장가에 펼쳐진다.

오는 31일 공개될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여장과 함께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물이다.

이 작품은 '엑시트' 이후 5년만에 스크린을 찾은 조정석의 파격변신으로 이어지는 코믹포인트와 함께, 최근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로 열연중인 한선화(동생 한선미 역), 지난해 ENA '모래에도 꽃이 핀다'로 두각을 나타냈던 이주명(윤슬기 역), '환혼' 시리즈와 'D.P.' 등으로 존재감을 나타냈던 신승호(까지 안방 매력장인들의 스크린 나들이로서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 영화 '파일럿'은 코미디극의 전형적인 흐름과 함께, 조정석 원맨쇼 격의 파격적인 웃음포인트를 중심으로 최근 컬처 트렌드들과 이슈들을 우화적으로 가득 채운 작품으로 보인다.

우선 스토리라인은 유명세를 탄 주인공이 급락의 위기 속에서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는 흐름이 전후반부 평행구조로 전개된다. 토크예능 출연 유명세에 이어 회사회식 간 성희롱 파문으로 실직한 후 가족으로부터의 동떨어져 자신을 되돌아보는 한정우의 모습이나 여성부기장이 된 여장 한정미로서의 새로운 삶을 겪는 가운데서의 우여곡절은 미묘하게 닮아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스토리 예측에 집중하면서 지나칠 수 있는 코믹요소들에 대한 무게추를 확실히 하기 위한 바탕으로서 이해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캐릭터들의 포인트는 핵심적인 재미가 된다. 조정석이 연기하는 한정우의 포인트는 크게 비주얼과 심리적인 측면이다. 우선 비주얼은 ASMR 뷰티유튜버인 동생 한정미의 도움으로 여장을 한다는 설정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일선 티징포스터에서도 공개된 바 있는 조정석의 비주얼 변신은 뮤지컬 '헤드윅'으로 비쳐진 파격적이면서도 짙은 톤과는 또 다른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느끼게도 한다.

심리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역지사지'의 시선이 작용된다. 사회적 추락의 원인이 된 '성희롱 파문'의 실 사례를 여성 부기장 입사 이후 다양한 상황에서 직접 겪는 모습은 의외의 메시지를 느끼게 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정우의 가족캐릭터는 최근의 컬처트렌드와 초 개인화의 가족상을 보여준다. 특히 ASMR 뷰티유튜버 설정의 동생 한정미는 물론, 100만 구독자의 트로트 가수 팬유튜버인 어머니까지 최근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팬덤문화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단초가 돋보인다. 또한 발레리노를 꿈꾸는 아들과 무용수 출신 아내 등을 마주한 한정우의 변화는 가부장적 사고관의 단절과 소통교감의 필요성을 실감케 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엘리트 파일럿인 윤슬기(이주명 분)의 존재감은 다소 우화적인 수준으로까지 비쳐지는 순수인간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드라마 전작과는 또 다른 세련된 당당함의 겉모습과는 달리, 자신을 은연중에 도와주게 된 여장 한정미에게 고마움을 느낀 이후에는 정체가 들통날 수준까지 망가진 상황에서도 그를 있는 그대로 믿어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또 한정우의 후배이자 여장 한정미의 상사 격인 서현석(신승호 분)은 바보스러움과 능글맞은 캐릭터감으로 여장 한정미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습으로 유쾌감을 준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러한 '파일럿'의 흐름은 유쾌감을 주는 코미디극 전형의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인물이나 배경묘사에 있어 현실요소를 적절하게 도입한 것은 매력적이지만, 어긋난 성관념이나 가족으로서의 화합 등 쟁점포인트를 대비구도로만 남겨둔 점은 유쾌감 이면의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또 한정우 캐릭터 외에 여타의 캐릭터들은 변화점이 거의 없는 단편적 면모로서, 웃음코드를 이해하는 데는 쉽지만 배우들의 매력을 복합적으로 이끌기에는 다소 부족한 듯한 느낌도 든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반적으로 '파일럿'은 조정석의 파격변신과 1.5역 급의 팔색조 연기를 핵심으로,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등 스크린 데뷔 또는 라이징 배우들의 유쾌면모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사회현상이나 쟁점에 있어서의 포인트들을 단편적으로 조명한 영화로도 보여진다.

한편 영화 '파일럿'은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개봉일은 이달 31일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