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산보다 10% 싸다… 건설현장 中·日 철근 '93%'
품질 우려로 시공사 국산 선호… 상업시설 등 종종 사용
1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재의 수입량은 중국산 873만톤, 일본산 561만톤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3%(198만톤) 3.1%(17만톤) 늘었다. 이 중 건설업에 주로 사용된 철근만 보면 두 국가의 총합이 45만5000톤(중국산 22만5000톤·일본산 23만톤)으로 전체 수입량(48만6500톤)의 93%에 달했다.
중국산·일본산 철강 가격은 국내산 대비 최소 1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이 톤(t)당 10만~20만원가량 더 싸다"며 "중국산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엔화가 약세로 일본산도 많이 사용된다"고 전했다.
중국산·일본산 자재가 선호되는 이유는 높은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은 내수 부진으로 과잉 생산된 철강 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낮은 가격을 내세워 수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산 대비 품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일본도 엔저 영향으로 저가 수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조달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건설업계는 값싼 수입산 철근이 2020년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을 기점으로 급격히 늘었다가 다시 줄어드는 추세라고 평가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주택 공급이 감소해 철근 수요가 줄고 국내산 철근 가격이 낮아지며 굳이 수입산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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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관계자는 "3년여 전 국내 철근 가격이 60~70% 오르면서 톤당 50만원이던 철근이 80만~90만원이 되고 일시적으로 100만원을 넘은 적도 있다"며 "현재는 철근뿐 아니라 철강재 가격 전반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체들은 2020년과 비교해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인식하고 있고 제강업체들은 가격이 계속 내려 수익성 하락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의 가격이 국내산과 일정 갭이 유지되고 있어 수요는 지속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중국산 철근 사용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시공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중국산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말했다.
정부·공공기관이 발주한 공공공사나 공동주택(아파트) 등 공사에서 국내산 철강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이유는 안전 인식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의 불량률이 국내산에 비해 높다 보니 소비자 인식 문제로 사용률이 낮지만 상업시설 공사 등에서는 중국산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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