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66년 노하우 담긴 스마트공장, 우리도 지어볼까
사업 첫 해인 올해 생산기술원이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 업체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주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일 것이라고 LG전자가 밝혔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향후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F&B(식음료)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 사업을 확장한단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러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요소기술에 AI와 DX를 연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생산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 △빅데이터와 생성형 AI 기반 설비·공정관리, 산업안전, 품질검사 △산업용 로봇 등을 모두 포함한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공정 사이 아주 짧은 순간의 지연이나 미세한 오차까지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둔다. 생산·제조 영역의 효율이 곧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13초마다 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는데, 생산라인이 하루 10분만 지연되더라도 냉장고 50대 분량의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된다. 냉장고 한 대 가격을 200만 원으로 가정할 때 10분의 지연이 곧 1억 원에 달하는 손실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런 영향은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더욱 커질 수 있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여러 부품의 원활한 공급부터 조립, 포장, 검사 등의 다양한 공정 사이에 지연을 줄이는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다.
생산시스템 설계와 운영 솔루션은 디지털트윈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공장 설계에 앞서 실제와 똑같은 가상의 공장을 만들고 향후 구축될 실제 공장의 생산과 물류 흐름을 미리 살펴 공장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하는 식이다. 공장 운영 단계에서는 가동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라인의 병목이나 불량,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면서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공장 자동화 차원의 다양한 산업용 로봇 솔루션도 장점이다.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과 자재를 공급한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누구나 음성만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오후 2시 A설비 이상 떨림" 이라고 말하면 이상 신호가 서버에 기록된다. "최근 발생한 이상 떨림과 조치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불량 유형과 이전 조치이력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알려준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 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효율은 30% 올라갔고, 불량 등으로 생기는 품질비용은 70% 줄었다. LG그룹 내에서는 전 세계 40여 개 지역 60여 곳에 위치한 생산기지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솔루션을 적용 중이다.
LG전자가 내·외부서 검증받은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에 나서는 것은 무형자산의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제품(HW)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의 무형(Non-HW)의 영역을 결합해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공장 기획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최적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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