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66년 노하우 담긴 스마트공장, 우리도 지어볼까

한지연 기자 2024. 7. 18.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지능형 자율 공장 구축 운영 방안을 공급하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에 속도를 낸다. 60년 넘게 축적해 온 제조·생산 데이터와 노하우에 AI(인공지능), DX(디지털전환) 등을 접목해 노하우를 한 차원 강화했다. 올해가 사업 진입 첫 해로, 2030년엔 조단위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고객사 반도체, 바이오, F&B 등 산업군으로 확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은 LG 생산·제조경쟁력 강화를 주도하는 생산기술원이 생산 컨설팅, 공법·장비와 생산운영시스템 개발, 생산기술 인력 육성 등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외부에 공급하는 사업이다.

사업 첫 해인 올해 생산기술원이 LG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외부 업체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수주 규모는 2000억 원 수준일 것이라고 LG전자가 밝혔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이차전지 제조업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물류업체 등이다. 향후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F&B(식음료)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산업군으로 사업을 확장한단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은 올해 1556억 달러(약 214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 달러(약 37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년간 확보한 제조 데이터 용량만 770TB...생산요소기술 특허는 1천 건 이상
LG전자는 지난 66년간의 공장 설계·구축·운영으로 방대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최근 10년간 축적하고 있는 제조·생산 데이터의 양만 770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 생산요소기술도 경쟁력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관련 특허는 1000건을 넘어선다.

LG전자는 이러한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요소기술에 AI와 DX를 연계,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는 생산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 △빅데이터와 생성형 AI 기반 설비·공정관리, 산업안전, 품질검사 △산업용 로봇 등을 모두 포함한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은 공정 사이 아주 짧은 순간의 지연이나 미세한 오차까지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둔다. 생산·제조 영역의 효율이 곧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전자 냉장고 생산라인에서는 13초마다 냉장고 한 대가 생산되는데, 생산라인이 하루 10분만 지연되더라도 냉장고 50대 분량의 생산 차질이 생기게 된다. 냉장고 한 대 가격을 200만 원으로 가정할 때 10분의 지연이 곧 1억 원에 달하는 손실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런 영향은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더욱 커질 수 있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여러 부품의 원활한 공급부터 조립, 포장, 검사 등의 다양한 공정 사이에 지연을 줄이는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냉장고 생산라인의 모습/사진제공=LG전자
단위 솔루션 넘어 고객 제조 전반에 걸친 종합 제조솔루션으로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특정 영역의 단위 솔루션에 그치지 않고 공장 기획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기까지 고객 제조 여정 전체에 걸친 종합 솔루션 차원에서 접근한다. 고객사의 여건과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공장에 대한 진단과 개선점 도출부터 투자 대비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자동화·정보화·지능화 관점에서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한다.

생산시스템 설계와 운영 솔루션은 디지털트윈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공장 설계에 앞서 실제와 똑같은 가상의 공장을 만들고 향후 구축될 실제 공장의 생산과 물류 흐름을 미리 살펴 공장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하는 식이다. 공장 운영 단계에서는 가동 데이터를 분석해 생산라인의 병목이나 불량,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면서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다.

공장 자동화 차원의 다양한 산업용 로봇 솔루션도 장점이다. '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과 자재를 공급한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

AMR에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MM)'은 부품·자재 운반과 동시에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 불량 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없이 자동화할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한 주변 AMR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전모 안 쓰면 AI가 경고…생성형 AI 적용 솔루션으로 비전문가도 손쉽게 이상 진단
설비의 원활한 가동과 수율 관리를 돕는 솔루션도 유용하다. 공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설비 노후나 윤활유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진동, 소음 등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과 조치 방법을 판단한다.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누구나 음성만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오후 2시 A설비 이상 떨림" 이라고 말하면 이상 신호가 서버에 기록된다. "최근 발생한 이상 떨림과 조치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불량 유형과 이전 조치이력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알려준다.

LG전자는 무인화 생산 확대 추세에 맞춰 비전(Vision) AI 기반 실시간 감지 시스템도 개발했다. AI가 정상 가동중인 공장 모습을 학습한 후, 이상 상황이나 온도, 불량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이다. 생산설비나 제품 이상은 물론이고 생산현장에 안전모나 작업조끼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도 구별할 수 있어 공장 안전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창원, 테네시 등대공장 노하우로 무형자산 사업 나서
LG전자가 경남 창원과 미국 테네시에 구축한 지능형 자율공장은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등대가 밤하늘 속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 처럼 첨단기술을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뜻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 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효율은 30% 올라갔고, 불량 등으로 생기는 품질비용은 70% 줄었다. LG그룹 내에서는 전 세계 40여 개 지역 60여 곳에 위치한 생산기지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솔루션을 적용 중이다.

LG전자가 내·외부서 검증받은 스마트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에 나서는 것은 무형자산의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제품(HW)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의 무형(Non-HW)의 영역을 결합해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사장은 "공장 기획부터 설계, 구축, 운영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최적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