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유망주 나주영, 세계주니어선수권 준우승 “올림픽 나가고 싶은데…”

김세훈 기자 2024. 7. 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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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영과 아버지 나민우씨가 18일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은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대한스쿼시연맹 제공



한국 스쿼시 유망주 나주영(18·천안 월봉고 3학년)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준우승했다. 역대 한국 최고 성적이다.

나주영은 18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스쿼시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모하마드 자카리아(17·이집트)에 세트스코어 0-3(6-11- 4-11-6-11)으로 패했다. 2022년 프랑스 대회에서 고교 1년생으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인 32강에 진출한 나주영은 2년 만에 결승까지 올라 한국 스쿼시 역사를 새로 썼다. 앞선 8강전에서 지난 대회 우승자 모하마드 함자 칸(파키스탄)까지 제압했다.

시상대에 오른 나주영(왼쪽)



나주영은 결승전 후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한국 선수로서 최고 성적을 올린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나주영은 “코치로 정식적으로 파견돼 함께한 아버지, 집에서 응원하는 동생과 어머니, 국가대표팀·실업팀 선배들, 국가대표팀 강호석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나주영의 세계랭킹은 성인 선수들을 모두 포함해 296위다. 한 살 어린 결승전 상대 자카리아는 62위다. 세계랭킹은 스쿼시 프로투어인 PSA(Professional Squash Association) 투어에 계속 출전해야 높일 수 있다. 나주영은 “한국 선수들은 투어 비용을 마련하는 게 어려워 PSA 투어에 많이 뛰지 못한다”며 “실력으로 본다면 한국 선수들은 10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나주영은 PSA 투어에 2경기만 뛰었지만 자카리아는 40경기를 소화했다. 나주영은 “결승전에서 만나보니 프로리그 경험이 많아 볼을 보는 눈, 상대 움직임을 간파하고 미리 움직이는 동작이 너무 뛰어났다”며 “샷은 밀리지 않는데 경험에서는 부족함을 느꼈다”고 자평했다.

나주영은 현재 고교 3학년이다. 올해를 끝으로 졸업하면 실업팀으로 입단한다. 나주영은 “PSA 투어를 뛰는 데 지원을 잘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1년에 10차 정도 투어를 뛰면 아무리 절약해도 3000만원은 필요하다.

스쿼시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나주영. 세계스쿼시연맹



나주영은 단기목표로는 세계주니어대회 우승, 브리시티대회 우승을 꼽았다. 나주영은 “내가 생일이 12월이라서 내년에도 만 18세까지 나서는 세계주니어대회에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표는 2028년 미국 LA올림픽 출전이다. 스쿼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나주영은 “아시아쿼터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배정될 것 같다”며 “앞으로 4년 동안 PSA 투어를 많이 뛰어야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나민우 코치(나주영 아버지), 오서진, 류정욱, 나주영, 김건, 김승욱 코치가 개인전 결승전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스쿼시연맹 제공



한국은 19일부터 주니어세계선수권 단체전에 돌입한다. 한국은 나주영, 오서진, 김건 등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모두 32강 이상 성적을 거둔 기세를 몰아 4강행에 도전한다. 나주영은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모두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강호석 국가대표팀 감독은 “당초 단체전에서 한국은 20번 안팎 시드를 받는데 이번에는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4번 시드를 받았다”며 “조별리그 통과는 문제가 없고 대진운이 조금 따르면 4강까지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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