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고 있는 증권사 랩신탁맨들… 일임계약 잔액, 100조원대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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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하반기 랩·신탁 운용부서를 축소하는 증권사들이 속출 할 것입니다." "랩·신탁 운용 담당 부서를 다들 꺼리고 있습니다."
일임형 랩상품 등의 판매 부진은 증권사들의 주력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와 동시에 기존 랩·신탁 운용부서에 대한 개편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2월 랩·신탁을 불건전하게 운용한 증권사들과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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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신탁 운용 담당 부서를 다들 꺼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사태 여파가 올해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사들의 일임계약잔액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100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일임형 랩상품 등의 판매 부진은 증권사들의 주력 판매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와 동시에 기존 랩·신탁 운용부서에 대한 개편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의 일임계약잔액은 지난해 109조8000억원에서 올해 89조9000억원으로 19조9000억원 감소했다.
일임계약잔액에 영향을 미치는 랩상품은 고객 성향이나 기호에 알맞게 증권사가 제공하는 종합자산운용 서비스로 일임형·자문형으로 구분한다.
랩상품은 몇 년 전만 해도 투자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준수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 인기를 끈 금융상품이지만 최근엔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투자 성과가 좋지 않자 채권형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채권형 랩·신탁은 기업이 3~6개월짜리 단기자금을 굴리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기업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맞추려고 단기 기업어음(CP) 외에도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 CP를 편입하는 만기 불일치 전략을 써왔다.
문제는 2022년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사태가 터지면서 발생했다. 채권을 내놔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자 증권사들은 랩·신탁 만기 고객의 자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여러 증권사는 만기가 도래한 고객의 채권을 다음 고객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돌려막았다. 현재 9개 증권사가 적발됐으며 금감원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이중 KB증권은 대표이사에 대한 경징계와 영업정지, 하나증권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 2월 랩·신탁을 불건전하게 운용한 증권사들과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국의 제재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 증권사들이 랩·신탁 영업을 축소하는 가운데 시장 신뢰도도 떨어지면서 자금 이탈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랩은 증권사의 금융상품 판매수익 실적에서 매출 비중이 꽤 높은 사업 부문이다. 2023년 미래에셋증권의 금융상품 판매수익 중 랩 수수료 수익 비중은 29%다. 랩 시장 위축은 수수료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일부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주식형 랩에 대한 투자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랩·신탁 운용부서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미 KB증권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기존 WM(자산관리)부문을 없애고 리테일사업총괄본부로 개편하면서 랩운용부장이 교체되는 등 인력 교체도 진행했다. 또한 기존 WM투자전략본부는 자산관리솔루션센터로 통합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금리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임형 랩 손실 등으로 일임계약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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