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품고 새롭게 도약하는 스마트폰

김지현 테크라이터 2024. 7.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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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연동 애플 인텔리전스, 9월 아이폰16 시리즈 탑재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S24가 1월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이에 뒤질세라 애플은 6월 생성형 AI를 적용한 자사 첫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Intelligence)'를 공개하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 강력한 AI 기능을 탑재해 AI 디바이스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AI 기술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말과 글, 그림, 영상 등 콘텐츠를 인간 창작자 수준으로 생성하는 초거대 AI"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 AI 산업의 화두는 각종 컴퓨팅 기기에 AI가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다. AI가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에까지 스며드는 기술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6월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2024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사의 첫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를 소개하고 있다. [뉴시스]

생성형 AI 3대 키워드는 변환·압축·확장

생성형 AI가 하드웨어에도 탑재되면 사용자 입장에선 기기 사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이 같은 하드웨어에서 생성형 AI의 기본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대화'다. 사람이 마치 AI와 대화하듯 자연스레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기존 디지털 기기처럼 일일이 화면을 보면서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텍스트나 음성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 사람 간 대화에서도 상대방의 특징과 의중을 파악해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듯이, 생성형 AI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야 AI 스마트폰 문법에 익숙해질 수 있다. 생성형 AI의 기술적 특징을 3대 키워드로 요약하자면 변환·압축·확장이다.

생성형 AI는 단순히 검색 결과를 찾아주거나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가 제시한 데이터를 '변환'해주는 서비스다. 사람이 입력한 프롬프트(prompt)에 부합되는 내용을 글이나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 포맷으로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특징 덕에 현재 AI가 가장 잘하는 일이 번역과 통역, 코딩이다. 가령 생성형 AI에 한국어로 특정 문장을 입력한 뒤 번역·통역을 시키면 그 문장과 가장 유사한 외국어 표현을 모아 변환해주는 것이다. 코딩의 경우 프롬프트 의미를 해석해 그 뜻에 부합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컴퓨팅 언어를 생성해준다.

생성형 AI의 또 다른 특징적 기능은 '압축'이다. 긴 문장은 물론, 대량의 논문이나 서적을 축약해주는 생성형 AI의 성능은 이미 수준급이다. 비단 텍스트뿐 아니라 강의, 회의에서 오간 방담(放談)도 간략히 압축 정리해준다. 글이든 말이든 의미 없는 나열이 아닌, 주제에 맞는 핵심 메시지를 추려낸다는 점에서 AI가 얼마나 똑똑한지 가늠할 수 있다.

최근 사람들이 특히 주목하는 생성형 AI 기술은 '확장'이다. 그중에서도 당장 눈에 띄는 것은 이미지 확장 분야다. 일부 생성형 AI 서비스는 사용자가 제시한 이미지를 거의 창작에 가까울 만큼 감쪽같이 확장해준다. 이미지뿐 아니라, 영상과 글도 사람이 창작한 원본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확대 재생산하는 게 가능하다.

실시간 통번역 기능 앞세운 갤럭시 S24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이 1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갤럭시 S24의 ‘포토 어시스트’ 기능. [삼성전자 제공]
이 같은 생성형 AI의 특징을 반영한 양대 AI 스마트폰의 강점은 각각 무엇일까. 우선 갤럭시 S24의 AI 기능은 번역, 요약, 사진 생성 3가지가 핵심이다. 갤럭시 S24의 AI 서비스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이 외국어 화자와 전화 통화나 채팅 내용을 실시간 통번역해주는 것이다. 기존에도 비슷한 기능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었지만 갤럭시 S24는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통번역 속도와 질 모두를 대폭 끌어올렸다.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간략히 요약하는 기능도 제공된다. AI가 회의나 강연, 사용자 통화에서 핵심 내용을 파악해 간추려주는 것이다. 생성형 AI 특유의 확장 기능을 활용한 '포토 어시스트'도 흥미롭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의 주변 배경을 자연스럽게 확대하거나 빈 공간이 있으면 메워주기도 한다. 갤럭시 S24의 AI 기능은 클라우드가 아닌,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칩셋과 메모리, 소형언어모델(SML)을 바탕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가우스'라는 AI 모델과 구글 '제미나이 나노'를 갤럭시 S24에 탑재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술 청사진에서 가장 큰 특징은 아이폰→애플 서버→챗GPT로 이어지는 AI 생태계다. 애플의 AI는 총 3단계로 작동한다. 첫째는 아이폰 자체의 온디바이스 AI, 둘째는 애플 서버, 마지막은 챗GPT와 연동을 통한 것이다. 애플 AI의 중추라 할 수 있는 AI 비서 '시리(Siri)'가 챗GPT와 전면 통합되면 서비스 수준도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개별 서비스 중에선 맞춤형 탐색 기능이 AI 아이폰의 강점이다. 시리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내부에 있는 많은 양의 정보를 쉽게 탐색할 수 있다. 가령 시리에 "최근 아내와 나눈 여름휴가 관련 대화에서 여행 장소에 대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면 이메일, 문자메시지, 메신저 앱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요약해 알려준다. 아이폰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서비스는 애플의 AI 서버나 챗GPT를 통해 해결해준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9월 공개되는 아이폰16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은 2010년대 키패드 없이 손끝으로 디스플레이를 터치해 작동시키는 풀 터치(full touch) 형태의 폼팩터(form factor)로 새로운 휴대전화 시대를 열었다.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은 2020년대 들어 폴더블폰으로 이어졌다. AI 혁명을 맞아 스마트폰은 AI를 품고 새롭게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AI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 그에 걸맞은 고성능 칩셋과 대용량 D램이 필요해질 것이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각종 앱과 소프트웨어도 AI에 맞춰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물론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열어젖힌 AI 스마트폰 시대가 새로운 디지털 혁명을 예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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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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