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어질어질" 원인은 귀?…여름철 '이 질환' 경계령

백영미 기자 2024. 7.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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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유발' 이석증·메니에르
한해 두 질환자 약 66만 명 이상
완치 어려워 운동·식습관 관리를
[서울=뉴시스]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귀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내임파액(내이 안에서 청각세포와 전정세포를 둘러싸는 물)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메니에르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2024.07.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귀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내임파액(내이 안에서 청각세포와 전정세포를 둘러싸는 물)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메니에르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18일 대한이과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6만 명 이상이다. 두 질환은 2023년 어지럼증의 대표 원인 중 하나인 전정 기능의 장애 환자 총 117만1481명 중 약 57%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이석증 환자 수는 48만1096명으로 같은 해 메니에르병 환자(18만1442명)보다 약 2.7배 많다.

여름철에는 내임파액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메니에르병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 메니에르병의 발생 원인과 관련된 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이석증은 귓속 이석기관에 존재하는 칼슘으로 만들어진 이석이 모종의 이유로 인해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떨어져 나온 이석도 움직이면서 신경을 자극해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아주 짧고 몸의 움직임을 멈추면 어지럼증도 없어지게 된다.

이석증은 발생 원인이 불분명하다. 다만 심평원 통계를 보면 2023년 전체 이석증 환자 중 약 48%가 중년 이상(50세 이상)의 여성 환자다. 이런 데이터와 이석이 칼슘 덩어리인 것을 감안해 비타민D의 부족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추가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에도 이석이 떨어질 수 있다”며 “중년 이후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아 혈액순환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바이러스 감염도 원인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반고리관으로 떨어져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이석을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난형낭이라는 곳으로 빼는 ‘치환술’로 치료한다. 치환술을 시행하려면 이석의 위치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세반고리관을 흥분시켜 눈동자의 움직임 신호를 읽는 안진 검사 등으로 이석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확인한다.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약 95%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아주 드물게 세반고리관 폐쇄술 등을 통해 이석이 신경에 닿지 않도록 만드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은 귓속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여러 이유로 늘어나 귓속의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은 난청, 이명과 같은 청각학적 증상도 동반한다”며 “이석증과 달리 귓속 압력의 증가로 생긴 병이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난청, 이명 등을 동반한 어지럼증은 20분 이상 심하면 3~4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2023년 기준 전체 메니에르병 환자 중 약 70%(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는 여성이지만, 이석증과 달리 자가면역 질환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니에르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으로 내임파액의 양을 줄이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춘다. 주로 이뇨제를 사용해 조절한다. 이뇨제로 내임파액을 조절하며 염분 섭취(하루1.5g 이하)를 제한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또 편두통 등과의 연관성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어 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과로나 스트레스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과 이석증은 둘 다 재발률이 높다”며 “한 번이라도 병을 앓았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증과 메니에르병 두 질환 모두 재발률이 높아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은 필수다. 특히 이석증 환자들은 언제 생길지 모르는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 교수는 “메니에르병 환자는 카페인(Caffeine), 술(Alcohol), 담배(Tobacco),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의 앞 철자를 딴 'CATS’를 조심해야 한다"면서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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