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에게 면역력 활성화···꼬마선충서 면역력 비밀 풀 실마리

자가포식 활성화가 성별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 확인
KAIST, 남녀 면역력이 다른 이유 근원적 지식 제공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수컷 선충의 면역력을 높이는 단백질을 찾아내고, 성별에 따른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생물학적 경로를 알아낼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승재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가포식(세포가 필요 없거나 손상된 세포 구성 성분을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 활성화 정도가 성별에 따른 면역력 차이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승재 교수.(사진=KAIST)

연구팀은 인간의 생명 현상을 연구하기 위한 중요한 모델 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성별에 따른 면역반응의 차이를 연구했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의 수컷이 자웅동체보다 다양한 병원균에 대해 더 높은 면역력을 보이며 자가포식에 중요한 전사 인자인 단백질(HLH-30/TFEB) 이 높게 활성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한 자가포식을 향상해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단백질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컷 선충에게는 이 단백질이 활발하게 작동해 면역력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자가포식 차이가 면역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해 감염성 질병 치료와 면역력 강화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재 교수는 “성별에 따른 면역력 차이의 원인이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에 있음을 밝혀낸 연구”라며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에 지난 4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요약.(자료=KAIST)

강민구 (scienc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