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故 현철, 가요계 애도 속 영면
태진아·설운도·박구윤 등 마지막 배웅
"아픔 없는 곳으로 안녕히 가시길" 애도
‘트롯 4대 천왕’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故) 가수 현철이 영면에 들었다. 현철과 동고동락했던 가요계 후배 가수들은 한 자리에 모여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지난 15일 세상을 떠난 故 현철의 발인식이 18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대한민국가수장으로 엄수된 故 현철의 발인식에는 후배 가수 이자연, 태진아, 설운도, 김흥국, 배일호, 현숙, 박상철, 진성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순간을 외롭지 않게 했다. 이날 새벽부터 하늘에선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장대같이 쏟아졌다. 박구윤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늘이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퍼붓는다”며 “가시는 길 하늘도 많이 슬픈가 보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故 현철의 장례는 협회의 이름을 달지 않고 진행하는 첫 대한민국가수장으로 치러졌다. 설운도, 진성, 김용임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김용임이 애도사를, 박상철이 조사를 맡았고, 박구윤이 고인의 히트곡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을 엄숙하게 조가로 불렀다.
설운도는 “트롯 4인방의 맏형께서 가셨다. 한 평생을 국민의 애환과 아픔을 노래로 위로한 애국자”라며 “형님 편안히 가세요”라고 전했다.
고인은 수년 전 경추 디스크 수술 이후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15일 세상을 떠났다.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9년 발매한 ‘무정한 그대’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1970년대에는 ‘현철과 벌떼들’을 결성해 밴드 활동을 했고, 10년 넘게 무명 생활을 이어오다 솔로로 전향한 뒤 1982년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사랑은 나비인가 봐’ 등 곡으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이후 1984년 ‘청춘을 돌려다오’, 1988년 ‘봉선화 연정’, 1990년 ‘싫다 싫어’ 등 잇따라 히트곡을 내며 국민 가수 반열에 올랐다. 그중 ‘봉선화 연정’은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물들이고’라는 절절한 가사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철은 ‘봉선화 연정’으로 1989년 KBS ‘가요대상’ 대상을 받았고, 이듬해인 1990년에도 ‘싫다 싫어’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으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고인은 설운도, 태진아, 송대관과 함께 ‘트롯 4대 천왕’으로 불렸다. 특유의 울림 있는 목소리와 서정적인 노랫말로 많은 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으며 현철 만의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 음악을 사랑하고 무대를 그리워했다. 그의 노래가 여전히 불리고, 노래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현철은 건강 악화로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딴 ‘현철 가요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현철은 대신 손 편지를 통해 “자식 같은 후배들이 ‘현철 가요제’에서 한바탕 놀아준다니 가슴이 벅차다”며 “잊혀가는 현철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정말 행복하고 사랑한다”고 밝혀 뭉클함을 자아낸 바 있다.
장지는 분당추모공원 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송애경 씨와 슬하에 1남1녀가 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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