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동료들의 '물벼락' 맞고 다 젖었는데…레이예스는 왜 "정말 기분이 좋다"고 했을까

윤욱재 기자 2024. 7. 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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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레이예스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방송사 인터뷰를 마친 뒤 동료들로부터 물벼락을 맞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울산, 윤욱재 기자] "나도 이제 진짜 한 팀의 일원이 된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정말 극적인 한방이 아닐 수 없다. 끝내기 홈런, 그것도 만루홈런이다.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30)가 승부의 종지부를 찍는 끝내기 만루포를 폭발했다.

레이예스는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폭발, 롯데가 6-2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이예스는 2-2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김명신의 시속 130km 슬라이더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레이예스의 시즌 9호 홈런. 비거리는 115m가 찍혔다.

"굉장히 힘든 경기였는데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우리가 승리하면서 가을야구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남긴 레이예스는 "타석에 들어갔을 때 기다리던 공이 있었는데 마침 투수가 그 공을 던져서 기분 좋게 쳤다. 노림수를 갖고 들어갔다. 경기 내내 투수가 비슷한 패턴으로 승부를 하더라. 그래서 알고는 있었다"고 노림수가 통한 한방이었음을 말했다.

과연 레이예스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섰을까. "홈런을 칠 생각은 없었다"는 레이예스는 "그냥 제대로 맞추자는 생각으로 들어갔고 어쨌든 내가 살아나가면 1점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더 집중을 했다"고 밝혔다.

레이예스는 파워보다는 컨택트가 더욱 돋보이는 타자다. 올 시즌 타율 .355로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는 레이예스는 타격 부문 2위에 올라 1위 SSG의 기예르모 에레디아(타율 .361)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런데 레이예스가 지난 16일 울산 두산전에서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을 폭발하더니 17일 울산 두산전에서도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면서 심상찮은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레이예스는 "내가 원래 컨택트 위주의 타자이기는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공만 잘 맞추면 홈런도 나온다. 잘 맞추는데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매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확하게 맞추는데 집중하다보니 홈런도 나온다는 것이다.

▲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사실 레이예스가 없었다면 롯데가 연장 접전을 펼치지도 못했을 것이다. 레이예스는 0-2로 뒤지던 7회말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정훈의 2루 땅볼로 득점까지 성공하면서 팀에 귀중한 첫 득점을 안겼다. 그러나 레이예스는 "나 혼자서 야구하는 것이 아니고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또 타자 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굉장히 잘 던져서 우리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레이예스가 동료들로부터 '물벼락'을 맞고도 기분이 좋았던 이유다. 롯데 선수들은 레이예스가 방송사 인터뷰를 마치자 일제히 다가가 '물벼락 세리머니'를 하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유니폼이 흠뻑 젖은 레이예스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라면서 "동료들이 물을 뿌려주니까 나도 이제 진짜 한 팀의 일원이 된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레이예스의 장점은 꾸준히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결정적인 상황에 해결사 역할까지 해낸다는 것이다. 레이예스는 최근 13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면서 시즌 타율이 .355까지 껑충 뛰어오른 상태다. 시즌 초반부터 고타율을 유지했던 레이예스는 5월 25일 사직 삼성전을 마치고 시즌 타율이 .314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38경기에서 타율 .407를 폭발하고 있다.

또한 득점권 상황에서는 타율 .410에 홈런 6개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만루시 타율은 .556에 달한다. 레이예스는 "주자가 있을 때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 만루 상황에서는 내가 치면 어쨌든 최소 1점은 들어오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집중력이 커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롯데의 외국인타자 역사를 이야기할 때 펠릭스 호세, 카림 가르시아와 더불어 레이예스의 이름도 언급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레이예스의 올 시즌 행보는 성공적이고 기대 이상이다. 롯데가 레이예스의 고감도 타격감을 앞세워 가을야구를 향해 진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롯데 레이예스가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치고 홈플레이트를 밟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 롯데 레이예스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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