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에 죄송하지만..." 빨리 돌아오고 싶었던 오지환, MRI만 5번 찍을 정도로 간절했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34)이 마음고생을 털고 부진 탈출 신호탄을 확실하게 쐈다.
오지환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1삼진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3회 1사 만루 찬스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뒤 상대 선발 김광현의 3구째 133km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5월 12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6일 만에 나온 시즌 3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4번째 만루포다.
이어진 4회말 무사 1루에서 바뀐 투수 김택형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만난 오지환은 "연승을 이어갈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요즘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고 있다. 최대한 3구 안에는 치려고 했는데 직구 타이밍이 슬라이더가 맞았다. 외야 플라이 등으로 타점을 올리고 싶었다. 초반에 2점, 3점은 크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생각해서 쳤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던 오지환은 후반기와 동시에 돌아왔고, 만루포를 쏘아올리면서 마음고생을 털 수 있게 됐다.
오지환은 오른 손목 부상으로 지난 5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런데 복귀를 준비하다 왼쪽 햄스트링까지 다치고 말았다. 결국 전반기 내 복귀가 무산된 오지환은 다시 회복에 전념했고, 지난 11일에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부상 이탈 전까지 오지환은 54경기에서 타율 0.238, 2홈런 16타점 31득점 11도루에 그쳤다.
그는 "'어 이거 뭐지?' 싶었다. 복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펑고 수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부상 전조 증상이 있었다면 훈련을 안했을 것이다. 그날은 컨디션이 좋았다. '아. 이제 올라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허벅지를 둔기로 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MRI를 찍어보니 찢어졌다고 하더라. 다행히 큰 cm는 아니었는데 햄스트링이다보니 최소 4주는 걸리겠더라.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오죽했으면 오지환은 구단을 닦달했다. 큰 통증을 느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검사를 요청한 것이다. 그는 "구단에는 죄송하지만 MRI를 4~번이나 찍었다. 정말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 나는 괜찮은 것 같은데 구단이 정한 (회복 과정) 단계를 밟아야 했다. 그런데 나는 월반을 하려고 하니... 그래서 내가 계속 (MRI를) 찍겠다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오지환이 빨리 복귀하고 싶었던 이유는 당시 팀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현수, 박해민 등 주축 타자들이 타격 침체에 빠지면서 팀도 하락세를 탔다. 선수단에게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오지환은 "팀원들이 힘들어하는 게 보이니깐 형들과 엄청 통화를 했다. (박)동원이와도 연락을 했다. 그래서 바로 올라온 후에도 분위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긴장되는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복귀 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353(17타수 6안타), 4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날 그랜드슬램까지 쏘아 올리며 타격감 회복세를 알렸다.
여전히 목표는 1위다. 오지환은 "1위와 5.5경기차다. 많다면 많은 숫자다. 하지만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늘로만 보면 투수들이 좋지 않았지만 자원이 많다. 그래서 나는 희망을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