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좀 아는데…” 부국장님의 한국을 위한 조언은? [KBS-NASA 인터뷰]

지형철 2024. 7. 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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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 NASA 팸 멜로이 부국장


팸 멜로이 부국장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국장을 보좌하면서 국장이 자리를 비울 때 국장 업무를 수행하며 미 행정부와 의회, 대내외 기관과 소통을 대표하는 나사의 2인자입니다.

KBS는 나사 측에 몇 달 전부터 인터뷰를 타진해 왔습니다. 오는 2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우주연구위원회(코스파, COSPAR) 총회 참석차 방한한 멜로이 부국장을 서울 주한미대사관에서 만났습니다.

[공군 조종사, 우주비행사 출신 NASA 2인자]

우주에서 임무 중인 멜로이 부국장


멜로이 부국장은 '여성 우주인' 출신입니다. 지상에서 우주 임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다 우주 왕복선 비행사가 됐습니다. 그리고 2000년과 2002년, 2007년 우주 왕복선을 타고 올라가 국제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우주에 머문 시간만 38일에 이릅니다.

공군 조종사로 복무하던 당시 멜로이 부국장


그 전에는 미 공군 조종사였습니다. 1983년 ROTC로 임관해 2007년 공군 대령으로 전역하기까지 6,000시간 이상의 비행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이라크전, 구체적으로는 1990년 '사막의 방패', 1991년 '사막의 폭풍' 작전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개발이나 개량 중인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를 시험 비행하는 임무도 수행했습니다. 테스트 파일럿 임무는 조종과 관측 능력이 뛰어난 능숙한 조종사만이 수행합니다.

그래서 현안에 앞서 이것부터 물었습니다. "베테랑 공군 조종사였는데, 우주에 도전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멜로이 부국장 어린 시절


"아버지는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였습니다. 덕분에 어렸을 때 온 가족이 아폴로의 달 착륙을 함께 지켜 봤어요.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영감을 받았죠."

아폴로 계획에 따른 달 착륙 당시 사진


"제가 어린 소녀였을 당시 제가 아는 우주 비행사는 모두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이었습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공군 조종사가 된 겁니다."라고 '어제 먹은 점심 메뉴'처럼 말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쉬웠던 것처럼 들리죠? 그렇지 않았습니다."

'진짜 우주인'을 직접 대면한 김에, 조종사와 우주 왕복선 이야기가 나온 김에 (현안과는 동떨어진) 사전에 보낸 질문에도 없던 '엉뚱한'(?)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우주왕복선에도 오토파일럿 기능이 있나요?"

멜로이 부국장은 그 기능이 탑재돼 있다면서도 어느 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는지, 비행 중 어떻게 활용되는지 아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멜로이 부국장은 공군에 있을 때 '강사조종사'로도 복무했습니다. 현재의 우주선은 과거 우주 왕복선에 비해 훨씬 진보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우주항공청 설립은 대단한 진전…다양한 분야 협력 논의"]

서울 주한미국 대사관에서 진행된 KBS-나사 팸 멜로이 부국장 인터뷰


최근 문을 연 항공우주청(KASA)은 미국 나사를 롤 모델로 한 우주개발 전담 기관입니다. 발을 딛기는 했지만, 우주 개발 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늦고 예산과 인력도 부족합니다.

멜로이 부국장은 이러한 제약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국제 협력을 조언했습니다. "우주 분야를 담당할 단일 기관 설립은 대단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주 개발과 탐사에서 국제 협력은 각국의 인력, 예산, 법령, 의회 설득 등 조율해야 할 것이 매우 많습니다. 이 모든 것을 논의할 단일한 창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멜로이 부국장은 방한 동안 우주항공청과 우주 개발과 탐사 임무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나사는 현재 화성 유인 탐사에 앞서 달 유인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인데 한국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도 만나 다양한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양국의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교육 프로그램 논의와 함께 '아시아 대기질 구상'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습니다. 나사는 올해 초 한국에 관측 항공기를 보내 상공에서 대기질과 미세먼지를 측정하기도 했습니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 위한 대화와 규범 필요"]


국가 주도의 우주 개발에서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 '뉴스페이스 시대' 국제적 규범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더 이상 우주에서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부뿐이 아니며 이것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입니다. 또한, 경제적 잠재력도 큽니다. 이곳은 고성장 지역입니다."

그러나 우주의 경제적 잠재력이 현실이 될수록 각국의 우주 선점 경쟁은 치열해집니다. 이번 코스파 총회에 우주개발 선진국인 러시아는 주요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아르테미스 계획에 서방 자유 진영만 참여하고 있다며 우주와 달을 향한 새로운 군비 경쟁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멜로이 부국장은 우주 공간에 급증하고 있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예로 들며 "우주 개발을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고려하고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개발을 미리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적 협력과 대화"가 절실하다는 겁니다.

["한국은 NASA와 함께 인류를 우주로 이끌 핵심 동맹"]


멜로이 부국장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하고 있는 여러 사업에 대해서도 일일이 언급하며 우리의 노력을 평가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입니다. 우주 개발 분야에서도 한국은 엄청난 기술적 역량을 갖고 있어요. 인류를 우주로 이끄는 데 있어 나사와 우리의 다른 파트너들에게 놀라운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멜로이 부국장이 임무를 수행했던 우주왕복선


인터뷰를 마친 뒤 멜로이 부국장은 자신들이 가르쳐 줄 테니 우주왕복선을 타기 위해 나사로 오라고 했습니다. 오토파일럿 기능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회사로 돌아와 찾아보니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2011년을 끝으로 종료됐다고 나오네요. '우주적 유머(?)'의 여운을 남긴 채 NASA 부국장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사진제공 : NASA]

[연관 기사] 미국 NASA 부국장 “한국은 우주로 함께 갈 핵심 파트너”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01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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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철 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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