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차 2대 가져간 나성범조차 “부럽다” 연발···2024년 행운을 다 가진 사나이, 최형우[스경x비하인드]
만 41세의 최형우(KIA)가 복이 터졌다. 2024년의 행운을 모두 가져가는 듯하다.
최형우는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 우중월 2점 홈런을 때렸다.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의 4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친 타구가 우중간 펜스 너머 관중석으로 향했다.
챔피언스필드 우중간 외야에는 KIA 홈런존이 설치돼 있다. KIA는 구장에서 홈런 치기 가장 까다로운 우중간 외야에 기아자동차의 최신형 모델을 전시해놓고 이 구역으로 홈런을 치는 타자에게는 자동차를 선물한다.
챔피언스필드가 개장한 2014년 이후, 최형우에 앞서 이 홈런존을 넘긴 타자는 총 7명으로 총 8차례 홈런이 나왔었다. 최형우가 이 구역에 홈런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김재환(두산)을 시작으로 2015년 최희섭(KIA), 2017년 오재일(당시 두산) 이후 3년 간 나오지 않던 행운의 주인공은 2020년 KIA에서 나왔다. 당시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이 홈런존으로 타구를 넘겨 자동차를 받자, “한국은 홈런을 치면 자동차를 준다”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행운의 사나이’로 소개돼 이 이벤트가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후 같은해 김현수(LG)가 가져갔고 나성범이 NC 시절이던 2021년과 KIA 이적 후인 2022년 한 차례씩, 2번이나 행운을 차지했다. 2023년 소크라테스 브리토(KIA)에 이어 이날 최형우가 행운의 계보를 이었다.
최형우는 현재 홈런존에 전시 중인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3를 받게 됐다. 홈런을 친 순간부터 그라운드를 돌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후배들과 세리머니를 할 때까지, 최형우는 그 어느 때도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웃음을 공개했다.
최형우는 “나와는 인연이 없는 줄 알았다. (2017년 KIA 입단 이후) 8년 동안 많은 홈런을 쳤지만 단 한번도 맞추지 못해서 그냥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맞춰서 기분이 정말 좋다”며 “맞출 확률이 희박하긴 하지만 타게 된다면 장모님에게 드린다고 약속을 했었다. 차를 받으면 꼭 장모님께 선물을 드려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타점 1위를 계속 지키며, 나이를 거론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최형우는 지난 6일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도 홈런을 치며 활약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생애 첫 올스타 MVP와 함께 상금 1000만원을 거머쥔 지 약 열흘 만에, 이번에는 시즌 18호 홈런과 함께 최신형 전기차를 품에 안았다.
이미 두 번이나 KIA 홈런존을 넘기고 자동차 2대를 받아간 나성범조차 부러운 시선으로 최형우를 바라봤다. 이날 쐐기 만루홈런을 때려 KIA의 10-5 승리를 이끈 나성범은 “나도 솔직히 탐난다. 저 차가 좋다고들 해서, 형우 형 치는 걸 대기타석에서 보고 있었는데 맞는 순간 (타구가) 그쪽으로 바로 가더라. 부럽다. 저렇게 고급차가 있을 때 맞혀야 된다. 나도 전기차 받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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