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5년 여정 마무리…넷플릭스 “韓 프로덕션산업 성장 초석 역할”

김수연 2024. 7.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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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위트홈’ 시리즈 피날레 간담회
넷플릭스코리아 “K-콘텐츠 성장 계기 된 작품”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가운데),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왼쪽)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제공
 
2020년 12월 한국에서 최초 크리처물 시리즈에 도전한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5년여에 걸친 긴 여정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5년이 지난 현재 한국 프로덕션 산업에 대한 눈길이 많이 달라졌는데, 그 출발점에 ‘스위트홈’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스위트홈-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와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이 참석해 신선한 캐스팅, 시각효과 등으로 한국 시청자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국만의 본격 크리처 장르를 알린 ‘스위트홈’ 시리즈의 지난 5년을 되짚는 시간을 가졌다.

스위트홈은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동명의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괴물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 큰 호평을 받았다. 2020년 시즌1, 2023년 시즌2가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특히 시즌1은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를 차지하고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등 전 세계 주목을 받았다.

이 디렉터는 넷플릭스에게도 ‘스위트홈’ 제작은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괴물화 현상이 시작되고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이 반영돼 괴물이 된다는 건 어디서도 보지 못한 아이디어였다. 정말 재밌고 새로웠다”며 “2019년만 하더라도 넷플릭스에 한국 오리지널이 별로 없었다. 원작의 이야기도 좋고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있어 해보지 않았던 장르에 대한 도전의 확신이 생겼다. 넷플릭스 내부에 프로덕션 전문가들을 믿고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한국에서 비주류에 속했던 크리처의 구현은 큰 숙제 중 하나였다. 하 총괄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괴물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구현할 것이냐가 큰 고민이었다”며 “최대한 시각특수효과(VFX)를 많이 경험한 분들을 투입해야 했다. 넷플릭스 내부 소스를 활용하려고 하기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이 거듭될수록 괴물들이 더 많아지고 다양해졌는데, 다른 3D 작품과 달리 매번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해 복잡성이 높았다”며 “쉽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K-콘텐츠 성장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스위트홈 하면 빠질 수 없는 신인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 디렉터는 당시 신인 배우였던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을 발굴한 데 대해 “스타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응복 감독님이 ‘젊고 비주얼 좋은 참신한 배우들로 가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며 “다른 곳에서 못할 캐스팅을 과감하게 하면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다. 현재 스위트홈에 등장한 신인 배우들이 한국 콘텐츠 업계에서 없으면 안 될 배우로 성장한 모습이 매우 뿌듯하다”고 웃어보였다.

시즌제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시즌2는 시즌1보다 못하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시즌1 주 무대였던 그린홈을 벗어나 외부 세계인 스타디움으로 공간을 옮긴 시즌2에서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다소 지루하다는 평을 듣게 됐다. 이 디렉터는 “전편과 똑같은 재미를 다시 주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세계관을 잘 확장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까. 변화가 흥미로울까 배반감으로 느껴질까 많은 고민이 남았다”며 “정답은 없다는 마음과 시청자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즌제라는 카드를 계속 잘 활용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스위트홈은 넷플릭스에게 수많은 성취와 도전을 일궈낸 각별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하 총괄은 “VFX가 많이 적용되는 작품을 정해진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던 도전이자, 작품의 퀄리티에 큰 영향을 미치는 후반 작업을 총괄하는 ‘포스트 슈퍼바이저’라는 전문 역할을 도입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작품”이라며 한국 콘텐츠 업계 전반에 ‘스위트홈’이 가져온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얻은 노하우가 축적돼 역량으로 다져졌고, 이후 다른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야기를 잘 만들면 언어, 국가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며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달라진 프로덕션 환경을 느낀다. 5년 전에는 할리우드 미국팀에 많이 질문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한국팀에 질문을 해온다. 그 출발점에 ‘스위트홈’이 있었고, 한국 산업의 큰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응복 감독은 “시즌2에 여러 의견을 보내주셔서 이야기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해 마무리 지었다”며 “시즌3는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스위트홈의 피날레를 장식할 시즌3는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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