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의 시야비야] 축제 망치는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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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기승전 네거티브 일변도의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4명의 당권 주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막장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동훈 대세론'에 맞서는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 등 나머지 당권 주자들의 총공세로 요약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보면 당권 주자 그 누구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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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뜯기에 매몰, 정책과 비전 실종
누가 대표 되더라도 수습 힘들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기승전 네거티브 일변도의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4명의 당권 주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막장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다. '배신의 정치' 공방에서 연판장 논란,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 공방과 대통령실 전당대회 개입 문제, '댓글부대' 운영 의혹과 후보 간 자해극 논쟁까지 출시 작품마다 히트작이 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 중 이번만큼 혼탁하고 수준 낮았던 저질 전당대회가 있었나 싶다. 과연 4·10 총선에서 괴멸적 참패를 당하고, 새 출발을 다짐하는 정당의 전당대회가 맞는지 의아해진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한동훈 대세론'에 맞서는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 등 나머지 당권 주자들의 총공세로 요약된다. 당 대표 후보들은 밑도 끝도 없는 '배신의 정치' 공방으로 전당대회의 서막을 알렸다. 제3자 채상병 특별법을 제의한 한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차단하기 위한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 측의 정치 공작으로 비칠 수도 있는 지점이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5번의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이른바 '읽씹 논란'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한 후보가 문자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은데 대해 원 후보는 "총선 고의 패배"까지 거론하며 직격 했고, 이에 맞서 한 후보는 "당무 개입, 전당대회 개입"이라며 되받아 쳤다. 한 후보가 왜 문자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았는지, 누가 왜 하필 6개월 가까이 지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문자를 공개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누가 보더라도 낯 뜨겁고 유치한 논쟁이 아닐 수 없다.
전당대회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댓글팀'으로 불리는 여론조성팀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볼썽사납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느닷없이 한 후보가 법무장관 시절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원·나·윤 후보가 가세해 '드루킹 사건', '댓글 특검'까지 거론하자 한 후보는 '내부 총질'이라고 맞서고 있다. 사실 관계는 명확히 밝혀야겠지만 제 발등 찍기나 다름없다.
더 가관인 것은 후보뿐만 아니라 지지 세력까지 가세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배신자 공방이 당원 간 폭력사태로 번지고 말았다. 당원 사이에 '배신자' 구호와 욕설이 오갔고, 의자를 집어던지려다 제지당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뿐만 아니라 합동연설회 이후에도 연설회장 밖에서 과거 '정치 깡패'들이나 할 법한 살벌한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한다.
당권 주자들이 헐뜯기 경쟁에만 매몰돼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를 하면서 해당 지역에 소구력 있는 현안을 거론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도 충청권 연설회에서는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경부·호남선 철도 지하화 등 지역 현안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당권 주자들의 지방에 대한 몰이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보면 당권 주자 그 누구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당원들의 축제로 불리는 전당대회가 오히려 '분당대회'가 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전당대회 과정도 문제이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그 이후다. 이대로 가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사분오열된 당을 수습하기 힘들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백해무익한 '집단 자해극'부터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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