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짝꿍 같은 CUV ‘트랙스크로스오버’ 자존감이란[손재철시승기]

손재철 기자 2024. 7.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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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완성차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방향성을 꼽는다면 단연 ‘전문성’(professionalism)이다. ‘무한경쟁 구도’에선 팔방미인격인 포괄적 모델 보다는 평균 수준 이상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눈높이가 오른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강화도 인근 지역에 정차한 쉐보레 트랙스크로스오버 (액티브 트림). SUV와 CUV 장점을 모아 만든 모델이다. 사진 | 손재철기자


특히 자동차·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이 같은 ‘전문성 우위 비교’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카테고리·세그먼트별 차종 전문화’가 짙어지고 있다. 이에 차종별, 세그먼트별 시장 리더 차량들을 순차 시승해 ‘원톱 플레이어’ 저 마다의 특징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이어 나간다.

2천만원 초반으로 즐기는 검증받은 선수 ‘트랙스크로스오버’


2000만원대 가성비 우위 크로스오버(CUV) 전문 카테고리에선 단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순위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를 통틀어 국내에서 제작돼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단일 모델 차량으로, 북미시장에선 없어서 못팔 정도로 대히트를 치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크로스오버 대비 SUV 정통 온오프로드 통합 대응 스타일을 겸비하고 있다. 사진 | 손재철기자


이 같은 ‘한국지엠의 효자’를 최근 인천 강화도 일대 지역에서 한 등급 위 모델 ‘트레일블레이저’ SUV와 비교 시승하며 그 차별점을 테스트했다. 일단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성비 끝단에 이른 2000만원대(2188만원부터) 초반 CUV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해야 한다. 고가의 기능들을 빼곡히 들어간 모델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 수요층에 걸맞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SUV와 CUV, 세단의 장점만을 혼용한 차종이며 국내외에서 독특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트레일블레이저 실내. 사진 | 손재철기자


‘트랙스크로스오버’ 실내.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한 대시보드 하단부 레이아웃을 지니고 있다. 사진 | 손재철기자


이를 비교해 ‘트레일블레이저’가 2륜과 4륜 구동으로 험한 오프로드까지 커버하는 SUV라면, 트랙스크로스오버는 슬림하고 저중심 설계 차체 바디 답게 무겁지 않게 현대인들의 라이프사이클에 적합한 생애 첫 CUV로 활용하면 좋을 모델이다. 주말 가까운 바닷가 브런치 카페를 가족들과 찾아 나설 때, 올라타기 딱인 CUV로 이번 시승차는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중 액티브 트림이다.

트랙스크로스오버 테일 게이트. 촬영용 장비, 다양한 라이프사이클을 즐기기 위한 장비 등을 탑재해도 공간은 넉넉하다. 사진| 손재철기자


전장 4540㎜, 전폭 1825㎜, 전고 1560㎜ 차체로 SUV보다 낮은 실루엣을 지녔다. 성인 183㎝키를 지닌 사람도 실내 헤드룸, 레그룸 공간이 충분하게 나온다. 이는 트레일블레이저 보다 휠베이스가 더 길기 때문이다.

트랙스크로스오버 실내 레그룸 공간. 183cm 키를 지녀도 무릎 공간이 충분하게 나온다 사진 | 손재철기자


트레일블레이저냐? 트랙스크로스오버냐? 스타일대로 고르면 된다


시동을 걸고 강화도로 들어가 엑셀을 밟아보니 1.2리터가솔린 터보 특유의 경쾌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섬 내부 대부분의 도로가 고저차가 있음에도 도로를 움켜쥐고 달리고, 차선이탈을 막아주는 기능도 유용하게 쓰인다. 단. 차선 중앙을 잡고 나가는 기능은 없다.

트랙스크로스오버 코너 주행 안전성은 동급 모델 중 상위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사진 | 손재철기자


하체 안전성, 코너 주행 응답력도 우수한 편이다. 특히 추월차선을 이용해 선행차량을 앞서 나갈 때 작은 심장임에도 부드럽게 돌아 나가는데 이 때 하부 댐핑 순간 조절력도 맥퍼슨 스트럿에 후륜 토션빔임에도 영리하게 복원할 줄 안다. 공차중량 1300㎏으로 ‘가속 발진력’이 나쁘지 않다.

강화도 이번 시승 코스 경우엔 급선회 구간이 많아 조향 응답성을 섬세하게 테스트할 수 있었는데 공기저항값에서 득을 보는 이 차는, 차체 바디 디자인 덕에 굼뜨지 않았다. 차체 허리 뒷단도 탄탄해 앞뒤, 옆 차선에서 달리고 있는 다른 선수들을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꿔 요리조리 피해 나갈 줄도 안다.조향 반응이 잽싸다는 것이다.

세단 못지 않은 컴포트한 승차감 역시 느껴졌다. 반면 고갯길에선 구동 소음이 있는 편인데 심장이 작은 점을 고려하면 단점이라기 보단 이 차의 ‘물성(물리적 성질)’적 특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지만 분명 호불호가 나뉘어질 부분이다. 고강성 경량 차체와 Z링크 서스펜션 조합에 험난한 오프로드 코스까지 대응하는 형님격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다.

트랙스크로스오버. 날렵한 전면부를 지니고 있다. 공기저항계측지 CD값이 낮은 디자인이다. 사진 | 손재철기자


실내에선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편의사양이 시선을 모은다. 플로팅 타입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핵심이다. 여기에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외 여름철 필수 기능인 시트 통풍 옵션, 리어 파워트게이트 편의성을 더한 2천만원대 엔트리급 CUV를 찾는다면 트랙스크로스오버를 가장 먼저 살펴볼 만하다.

재주 많던 고교시절 짝꿍 같은 CUV


감성적인 디자인에 편안한 주행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부담없이 주중엔 데일리 출퇴근카로, 황금같은 금요일 오후부터 주말까지 이어지는 시간엔 홀로 훌쩍 떠나는 ‘나혼자여행’길에 동반하면 좋을 모델이다.

트랙스크로스오버 실내. 성인 183cm키를 지녀도 헤드룸, 레그룸 공간이 충분하다. 이는 트레일블레이저 보다 휠베이스가 더 길기 때문이다. 사진 | 손재철기자


차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전면부에서 느껴지는 단단함이란, 이태원 거리에서 구매한 ‘롱다리 일자 청바지’에 하얀색 면티 한장 걸치고 농구게임을 즐겼던 ‘고교시절, 옆자리 짝꿍’이 생각나게 한다. 키 크고, 야무진 허벅지를 지닌, 스포츠 마니아이던 절친 모습이 ‘트렉스크로스오버’와 오버랩 된다고나 할까.

트랙스크로스오버. 테일게이트 오픈 모습. 입이 크게 벌려지기 때문에 183cm 키를 지닌 사람도 게이트 개방시 하단부가 머리에 닿지 않는다. 사진 | 손재철기자


2천만원 초반에 이런 차체 프레임, 넓은 실내 공간, 차량 활용성이 다양한 차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감수성’을 자극한다.

2열에 앉으면 앞뒤 시트와 시트 사이 ‘무릎 공간’이 실제 후덕하게 나와주기에 연인, 가족들을 태워도 ‘ 보는 것과 달리 꽤 널찍하네’라는 칭찬을 받을 것도 같다. 이는 트레일블레이저 대비 ‘가산+’되는 평가 요소일 것이다. 값비싼 호화스러운 포스에 형형색색의 액세서리를 갖춰야만 존재감이 그제야 올라오는 보여주기식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합리적이고 유쾌한 ‘옆 짝꿍’ 같은 모델을 찾는다면 그 중 하나가 ‘트랙스크로스오버’일 것이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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