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38 실화?' ML 22승 투수 왜 이럴까…7억 받고, 1억 대체 선수보다 못하다니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28)가 또 와르르 무너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시즌 동안 22승을 거둔 경험 있는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는데,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38로 부진하면서 걱정을 사고 있다.
바리아는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5구 9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5실점에 그치면서 시즌 3패(3승)째를 떠안았다. 9위로 떨어진 한화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날 승리가 중요했는데, 바리아가 일찍부터 난타를 당하면서 무너지는 바람에 경기가 꼬였다. 반대로 NC 선발투수 다니엘 카스타노는 8이닝 99구 8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 인생투를 펼쳤다. 그만큼 한화 타선이 카스타노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화는 1-5로 완패했다.
바리아는 직구(30개)와 슬라이더(30개) 위주로 투구하면서 투심패스트볼(13개), 체인지업(12개)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투심패스트볼은 최고 147㎞까지 나왔다. 4사구가 하나도 없었으니 제구가 문제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문제는 NC 타자들이 올해 바리아의 공을 처음 타석에서 지켜보는데도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쳤다. 1회말 2사 후에 박건우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맞고, 맷 데이비슨에게 중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0-1이 됐다. 이어 권희동과 김휘집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해 0-3까지 벌어졌다. 박세혁에게 허용한 중전 안타까지 2사 후에만 5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정신없이 1회를 마무리 지었다.
2회와 3회를 비교적 무난히 마친 바리아는 4회 들어 또 흔들렸다. 1사 1루에서 도태훈에게 안타를 허용해 1사 1, 3루가 됐고, 김주원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0-4로 벌어졌다. 계속해서 박민우에게 안타를 허용해 2사 1, 2루 위기에 놓였고, 박시원의 좌월 적시 2루타로 0-5까지 벌어졌다. 여기서 사실상 NC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고, 한화는 9피안타를 기록한 바리아를 더 마운드에 둘 수 없었다. 결국 5회부터는 불펜 김규연을 투입하면서 바리아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리아는 한화가 사실상 외국인 1선발로 기대하고 영입한 투수다.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펠릭스 페냐가 올해 구위 저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자 지난 5월 웨이버를 결정하고,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던 바리아와 접촉해 총액 55만 달러(약 7억원)에 계약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바리아 영입 당시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영입을 추진했던 선수고, 유니폼까지 이미 제작했을 정도로 한화가 적극적이었으나 바리아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뜻을 보이면서 마지막에 계약이 틀어졌기 때문. 뒤늦게나마 바리아를 품게 됐으니 당연히 만족감이 컸다. 또 바리아가 KBO 다른 구단의 오퍼를 뿌리치고 한화를 선택하는 그림이었기에 더더욱 기대감이 높았다.
손 단장은 "우리 말고도 KBO 한두 팀이 더 오퍼를 같이 했는데, 바리아가 처음부터 본인에게 계속 관심을 보였던 우리와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유니폼도 만들어 놨었다. 그런 의리가 있더라. 그래서 좋게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뛴 경험이 있고, 일단 덩치도 있고 키도 크다(키 185cm, 몸무게 95kg). 신체 조건이 워낙 좋고, 빠른 속구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으면서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좌우 구종을 다 갖고 있다. 그래서 좋은 선발투수라고 생각했다. 현장과 프런트 모두 다 괜찮다고 평가한 선수가 바리아"라며 KBO리그에서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바리아는 한화의 기대와 달리 마운드에서 꾸준하지 못하다. 이날 포함 최근 5경기 기록만 살펴보면 1승3패, 24이닝, 평균자책점 6.38로 매우 부진했다. 5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지난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유일한 퀄리티스타트 경기를 펼쳤다. 보통 난타를 당하면서 와르르 무너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한 라이언 와이스가 훨씬 안정적이라 느껴질 정도다. 와이스는 메이저리그 경험도 없고, 올해는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을 정도로 바리아와 비교했을 때 기본 기대치는 훨씬 떨어지는 선수였다. 계약 기간이 6주뿐이라 몸값도 10만 달러(약 1억원)로 바리아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 와이스의 투구 결과가 현재는 바리아보다 더 빼어나다. 4경기에서 1승1패, 25⅓이닝,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다. 모든 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지면서 이닝이터 능력을 검증했고, 퀄리티스타트가 3차례다. 지금 기세면 산체스를 밀어내고 와이스가 잔류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와이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류현진과 문동주, 김기중 등 국내 선발진이 그래도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바리아가 최근 계속 무너지니 계산이 서질 않는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어떻게든 한번 연승 흐름을 타서 5강 싸움을 펼칠 발판을 마련해 보고자 하는데, 생각도 못 한 바리아 부진 변수에 답답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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