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라라 좋아하시죠?"…트럼프 '둘째며느리' 콕 찍어 띄웠다

송지유 기자 2024. 7. 1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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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전당 대회로 보는 트럼프가 '문고리 권력' 변화…
최측근 부인·장녀부부 모습 감추고, 두 아들과 며느리 등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가 15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티파니 트럼프, 에릭 트럼프, 라라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로이터=뉴스1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 가문의 '문고리 권력'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트럼프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최측근에서 활동했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54) 여사와 장녀·사위가 뒷선으로 밀려나고 장남과 차남, 며느리 등이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과 공화당 전당대회 등 과정에서 포착된 트럼프 일가의 역할을 분석해 이같이 전했다.

공화당 자금줄 중책 맡기고…"모두들 라라 좋아하시죠" 홍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와 그의 아내 라라 트럼프/AP=뉴시스
외신들은 지난 15일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를 주목했다. 이 자리에서 단연 돋보인 인물은 둘째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41)다. 라라는 지난 3월부터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트럼프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번 전당대회에선 전체 사회를 맡아 행사를 이끌고 있다. 전당대회 첫 날, 라라는 20분 이상 연설하며 자신의 높아진 위상을 자랑했다.

라라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졸업 후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고 CBS·폭스뉴스 등에서 프로듀서로 일했다. 지난 2014년 트럼프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40)와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트럼프가 가족이 된 지 10년 만에 라라에게 중직을 맡기면서 2016년·2020년 선거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42)가 했던 역할을 라라가 대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현장 총격 부상 직후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으로 이동해 가족 등 최측근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손주들과 아들 세 명(트럼프 주니어·에릭·배런)의 이름을 호명한 뒤 "다들 라라 좋아하시죠"라며 그 자리에 없었던 둘째 며느리를 콕 집어 홍보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라라를 더 높은 자리로 발탁할 수 있다고 NYT는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가계도/그래픽=윤선정
두 아들도 보폭 넓히는 분위기…장남 '절친' 부통령 후보로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J.D.밴스(오른쪽)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 밴스는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와 절친한 사이다. /로이터=뉴스1
두 아들도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전날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한 사람은 차남 에릭이었다. 트럼프그룹 부사장으로 부동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에릭은 플로리다주 대의원 의장을 맡아 아버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6) 트럼프그룹 수석부회장의 입김도 세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J.D. 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했는데 이 과정에서 장남의 조언을 깊게 받아들였다는 전언이다. 밴스는 트럼프 주니어와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 주니어가 이번 전당대회 주요 연설자로 나서며 정치무대에 발을 들이고 오는 2028년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지난 2022년 트럼프 주니어와 약혼한 킴벌리 길포일(55)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보다 8살 연상으로 예비 시어머니인 멜라니아보다 1살 많아 가족 관계가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는 해석이 있지만, 길포일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지연설을 하며 영향력을 드러냈다. 변호사이자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만큼 트럼프 재직 시절 백악관 대변인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길포일은 2020년 대선 당시 모금 책임자이자 법률 고문을 맡았고, 이번 선거에선 모금행사를 열어 100만달러를 끌어왔다.

뒷선으로 물러난 장녀 이방카 부부와 멜라니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로이터=뉴스1
앞선 두 차례 대선에서 지지연설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번 선거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고 있다. 주요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불화설'이 돌 정도다.
반면 대통령 집권 당시 백악관 참모로 기용돼 국정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이방카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43)는 최근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시엔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의 거친 입담에 대한 반감이 커 안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장녀 부부를 최측근으로 둬 강성 이미지를 희석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도 우파 성향의 이방카 부부보다는 강성 우파 이미지가 짙은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부부를 중용할 것이라고 FT는 봤다.

앞선 두 차례 대선에서 지지연설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이번 선거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고 있다. 주요 유세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불화설'이 돌 정도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자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은 빠졌다. 다만 전당대회 마지막 날엔 멜라니아 여사와 이방카 부부 등이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등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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