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기술주 투매 속 반도체 최악의 하루…나스닥 2.77%↓ 마감
(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그 외 업종 간 방향성이 극명하게 갈렸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반도체 수출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한다는 소식으로 기술주는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 반면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면서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17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43.60포인트(0.59%) 오른 41,198.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93포인트(1.39%) 밀린 5,588.2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12.42포인트(2.77%) 급락한 17,996.92에 장을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 중 41,221.98까지 상승폭을 늘리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처음으로 41,000선도 상향 돌파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장 중 2.90%까지 낙폭을 벌이다 2.77%의 하락률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12월 15일 3.23% 급락한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반도체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도체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관련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6.62% 급락한 117.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메타플랫폼스는 5.68% 밀렸고 브로드컴도 7.91% 급락했다.
ASML홀딩은 12.74%, AMD도 10.21%, 퀄컴도 8.61% 급락하며 얼어붙은 기술주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동맹국의 반도체 기업이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해 중국의 접근을 계속 허용하면 무역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자체적으로 대중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직접 나설 수 있으며 가장 강도 높은 제재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내놓은 발언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트럼프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는 트럼프 집권 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6.81% 급락했다. 반도체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반에크(VanEck) 반도체 ETF도 7% 넘게 떨어지며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반면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트럼프가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그의 재집권 시 중소형주와 제조업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4.45% 뛰었고 존슨앤존슨이 3.69%, 셰브론이 2.19% 상승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딕슨 퀀트 전략 총괄은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메가캡 주식을 일부 팔고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다른 경기순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며 "실적발표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이같은 순환매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잇달아 발언하고 나섰다. 최근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시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점점 냉각되고 있고 지난 3개월간의 물가상승률 지표는 우리가 찾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치인 2%까지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지표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현재 미국 경기가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 같다며 금리 인하가 타당해지는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아직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잠재적인 시나리오들을 검토해보면 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선 지난 5월 말 이후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한 속도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준은 "미국 경제 활동은 대부분의 지역(district)에서 '살짝 혹은 완만한 속도로(slight to modest)'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에 따르면 평가 대상 지역 12곳 가운데 7곳은 경제 활동이 어느 정도 증가한 반면 5곳은 경제 활동이 기존과 같거나 감소했다.
미국의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계절 조정 연율 기준 전월 대비 3.0% 증가한 135만3천채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는 130만채였다.
미국의 6월 산업생산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상회하는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업종은 3.72%, 커뮤니케이션업종은 2.09% 급락했다. 임의소비재도 1.8% 떨어졌고 산업재도 1.3% 하락했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1.43% 올랐고 에너지도 1.08%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98.1%로 반영했다.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9포인트(9.78%) 오른 14.48에 마쳤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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