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일대, 서울광장 10배 크기 공원 들어선다…‘돈의문’도 복원
어도·한양도성길도 추진
연내 착공, 2035년 완공 목표
서울 경희궁 일대에 2035년까지 약 13만6000㎡ 규모의 역사문화공원이 조성된다. 서울광장의 10배에 달하는 크기다. 한양도성 사대문 중 유일하게 실물이 없는 돈의문도 인근에 원형 복원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17일 경희궁지와 주변 4개 공공부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대상지에는 경희궁과 국립기상박물관·서울시민대학·서울시교육청·돈의문박물관마을 등이 포함된다.
우선 경희궁지의 역사문화공원은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흥화문~숭정문 정비방안에 따라 이 공간은 연말까지 정비한다. 또 차량 진입로 등 역사적 맥락과 무관한 시설은 빼고, 궁궐 숲을 만드는 등 순차적으로 경희궁의 모습을 바꿔 2026년까지 공원을 완성한다.
경희궁 주변 새문안로변에는 가로정원을 만들고, 경계의 담장 및 보행로도 정비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기상박물관 인근에는 기후환경숲을 조성해 교육·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경희궁의 니은 모양 어도(왕의 길) 위에 건립된 서울역사박물관은 이전을 고민하기로 했다. 어도 복원을 위해 대체지에 박물관을 제대로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2002년 개관한 박물관 자체가 시대별로 중첩된 역사를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옮긴다면 부지를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양도성 사대문 중 유일하게 실물이 없는 돈의문은 복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돈의문은 1915년 일제가 전차 궤도를 복선화하면서 철거돼 현재는 그 자리에 정동사거리가 들어서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정동사거리를 지하화하고 돈의문과 경희궁 인근을 연결해 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의 돈의문 복원 기본구상안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2017년 문화시설로 구축된 돈의문박물관마을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비교적 덜 알려진 조선 후기 궁궐인 경희궁을 재조명하겠다는 취지로 수립됐다. 2023년 6월~2024년 5월 통신데이터 기반 분석 결과 경희궁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500여명 수준으로 인근 경복궁(5만7430명)과 덕수궁(2만8150명)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이에 2026년 시교육청이 용산구 후암동으로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일대를 개발할 방침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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