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찾는 파나마운하 터널공사, 현대건설 '기술력' 빛난다[글로벌 K-건설]④

조용훈 기자 2024. 7. 18.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200톤급 'TBM' 가동, 운하 밑 '알부룩~파나마 파시피코' 연결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정률 61%…"2028년 말 전 구간 개통"

[편집자주] 올해 누적 '1조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한 해외건설은 코로나19를 끼고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터닝포인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견인할 해외수주시장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뉴스1>은 고도화된 건설기술과 집적된 노하우를 무기로 치열한 해외현장을 넘나드는 K-건설의 생생한 현장을 재조명한다.

파나마 운하 터널 공사 발진구에 TBM 장비가 설치되고 있다.(현대건설 제공)

(아라이잔(파나마)=뉴스1) 조용훈 기자 = 현대건설(000720)이 내달 파나마 운하 하저를 관통하는 '터널 공사'에 돌입한다. 현재 진행 중인 메트로 3호선 공사를 '발판' 삼아 운하 하부 터널 공사까지 수주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이들 공사를 성공적으로 매듭짓고, 향후 현지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가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3200톤급 두더지 'TBM' 본격 가동…총 5.6㎞ 터널 뚫는다

지난 1일(현지 시각) 현대건설은 오는 8월 15일 파나마 운하 밑을 통과하는 해저터널 공사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연장 5.6㎞ 길이로, 현재 건설 중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알부룩(Albrook·1번)역과 파나마 파시피코(Panama Pacifico·3번)역을 잇는 구간이다.

김영호 현대건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소장(상무)은 "파나마 운하가 1914년 8월 15일에 완공됐고, 우리나라 광복절이 8월 15일이다. 아주 의미가 있는 날"이라며 "당일에는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신임 대통령도 자리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당초 해당 구간은 중국 기업이 짓기로 한 신규 교량을 통할 예정이었다. 이는 파나마 운하 위를 지나는 4번째 다리다. 하지만 미·중 패권 경쟁 속 미국의 압박으로 사업이 '불발'되면서 3호선 개통에도 먹구름이 꼈다. 파나마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콜롬비아로부터 독립한 탓에 미국의 영향권에 속한다.

이에 파나마 정부는 3호선 사업을 정상화하고자 운하 밑으로 터널을 뚫기로 하고, 이를 현대건설에 맡겼다.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뱃길'로 운하 하저에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국민적 관심도가 상당하다.

현재 현대건설은 터널 발진구에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 굴진기) 조립을 마친 상태다. 이는 독일 헤렌크네히트(Herrenknecht)사 제품으로 기곗값만 1000억 원에 달한다.

TBM은 다수의 디스크 커터(cutter)가 장착된 커터 헤드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원통형 회전식 터널 굴진기로, 발파 공법에 비해 소음, 진동이 적고 안전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손승모 현대건설 터널사업지원팀 책임은 "오는 2026년 6월 터널 굴착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어 2028년 말까지 터널 내부 구조물 및 전체 토목공사가 종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건설 중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현장에 설치된 '콘크리트 궤도 빔' 모습.2024.7.1/뉴스1 ⓒ News1 조용훈 기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건설 '순항'…"50만 출퇴근 지옥길 해소 기대"

지난 2020년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60%, 포스코이앤씨 20%, 현대엔지니어링 20%)은 파나마 메트로 3호선 1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서부 누에보 아라이잔에서 파나마 운하를 지나 파나마시티까지 연결하는 사업으로, 총 25.7㎞의 고가철로(모노레일)와 14개 역사, 1개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공사다. 사업비만 약 3조 6000억 원으로, 파나마 정부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현재 본선 및 차량기지 공정률은 61% 수준이다. 다만 발주처인 파나마 메트로청은 당초보다 예산이 초과하자 전체 14개 역사 중 발보아(Balboa·2번), 아라이잔(Arraijan·6번), 비스타 알레그레2(Vista Alegre2·11번) 등 3개 역사는 짓지 않기로 했다.

파나마 인구는 450만여 명으로 국민 상당수가 주요 이동수단 중 하나로 자가용을 선호한다. 총기 등 치안상 문제로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꺼려서다.

이 때문에 파나마 서쪽에서 도심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은 매일 극심한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파나마 정부는 메트로 3호선이 개통하면 파나마시 서쪽 인구 약 50만명의 출퇴근 이동편의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총 26편성으로 운영되는 메트로 3호선은 단방향 기준 시간당 최대 3만명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특히 종점인 14번 시우닫델 푸투로역(Ciudad del Futuro) 역사에서 파나마시티 내부까지는 45분 만에 이동할 수 있어 종전 대비 약 1시간 30분을 단축할 수 있다.

김영호 상무는 "다음 달이면 본선 콘크리트 궤도 빔 설치가 모두 끝난다"며 "2026년 말 일부 구간을 개통한 뒤 파나마 운하 터널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8년 말 전 구간을 개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