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점차 5회 2사 양현종 강판… 독해진 이범호 감독, 성장하는 KIA

이정철 기자 2024. 7.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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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로 앞선 5회초 2사 1,2루.

마운드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서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하지만 현역 최다승 투수이자 KIA '리빙 레전드'인 양현종을 쉽게 마운드에서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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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9-5로 앞선 5회초 2사 1,2루. 마운드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양현종이 서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양현종의 승리투수 조건보다 팀 승리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리며 삼성 라이온즈전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KIA는 17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0-5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KIA는 53승2무45패로 1위를 유지했다. 2위 삼성(48승2무41패)과의 격차를 5.5경기차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범호 감독. ⓒ스포츠코리아

KIA는 1회말 1사 3루에서 김도영의 희생플라이, 3회말 최형우의 투런홈런을 앞세워 경기 초반 3-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4회초 선발투수 양현종이 흔들리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KIA 타선은 곧바로 다시 양현종을 지원했다. 4회말 나성범의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총 6점을 뽑아내며 9-3으로 앞서 나갔다. KIA가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양현종의 승리투수 조건도 문제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5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좌익수 왼쪽 3루타를 맞았다. 이후 김헌곤을 3루수 땅볼로 잠재웠지만 이재현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해 4실점째를 기록했다.

절치부심한 양현종은 후속타자 구자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승리투수 조건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여기서 양현종은 강민호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더니 이성규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에 몰렸다.

자칫 한 방을 허용하면 순식간에 점수차가 좁혀지는 상황. 마무리투수 정해영의 부상 이후 흔들리는 불펜진으로 고생하고 있는 KIA에게는 불안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현역 최다승 투수이자 KIA '리빙 레전드'인 양현종을 쉽게 마운드에서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양현종의 투구수는 87개에 불과했다.

양현종. ⓒ스포츠코리아

이범호 감독은 과감하게 양현종을 김대유로 교체했다. 양현종이 마운드 위에서 크게 아쉬움을 표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백허그를 시도하며 양현종의 마음을 달래줬다. 베테랑 선수들을 우대하는 '형님 야구'의 기조를 지키면서도 팀 승리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가 좌타자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내 5회를 정리했고 이후 이형범, 임기영, 곽도규, 전상현을 투입시키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범호 감독의 판단이 KIA의 승리를 이끈 것이다.

지난 6월25일 롯데 자이언츠에게 14-1로 앞서다 15-15 무승부를 기록했던 KIA. 당시 흔들리던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해 5이닝(9실점)을 맡긴 것이 화근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두 번 실수하지 않았다. 팀 승리를 위해 '대투수' 양현종마저 과감하게 교체했다. 독해진 이범호 감독과 함께 KIA도 더 강해지고 있다.

양현종을 달래는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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