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주 시대… 티빙, 웨이브 업고 튀어!
'연애남매' 등 오리지널 힘준 웨이브
두 토종 OTT 합치면 시너지 기대
합병 논의 7개월째 지지부진
업계 "합친 후 해외 진출 모색을"
업계는 토종 OTT 대표주자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높인다면 침체 위기인 국내 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글로벌 OTT 쏠림 현상을 완화해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넷플릭스처럼 하나의 플랫폼이 독주하는 체제는 결코 좋은 환경이 아니”라며 “그런 구조를 깨는 부분이 중요한데, 합병을 통해서 이를 깨나간다면 콘텐츠 경쟁력과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합병 땐 제작비 아끼고 효율성 극대화
그간 국내 OTT들은 지속적인 적자와 낮은 효율성이라는 한계에 부딪혀왔다.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제작비·출연료 등이 기존 시장 규모에 비해 커졌다. 이러한 자본 경쟁 속에서 새로운 신규 가입자 유입 또한 어려워졌다. 글로벌 OTT에 비해 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국내 이용자 위주의 ‘내수용’ 플랫폼이다 보니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극명한 것이다.
만약 합병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합병이 국내 OTT가 놓쳤던 효율성을 잡기 위한 최적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분산·이탈 우려가 있는 구독자를 한데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제작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가 각각 선보이던 콘텐츠의 수를 줄이는 대신 퀄리티를 높인다면 작품에 대한 집중도와 화제성 역시 견인할 수 있다.
웨이브는 JTBC와 합작한 예능 콘텐츠 ‘연애남매’로 역대 예능 중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연애 리얼리티의 주 소비층인 2030을 신규 가입자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상파 3사의 과거 콘텐츠를 대량 보유한 것도 웨이브의 강점으로 꼽힌다. 웨이브 장기 가입자인 30대 회사원 장시진 씨는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 예능 ‘무한도전’ 등 옛날 콘텐츠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웨이브에 이런 작품들이 많아서 구독을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티빙의 새로운 시도와 웨이브의 오리지널리티,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두 OTT의 강점이 맞물린다면 시너지가 확실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콘텐츠의 다변화, 이용자 집중, 수익의 안정성, 제작비 절감 등의 기대효과로 인해 합병이 국내 콘텐츠 시장 불황의 돌파구로 작용할 거란 기대도 크다. 그러나 티빙·웨이브는 합병 양해각서(MOU)를 체결한지 약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합병 무산설까지 나왔다. 협상 결렬의 이유로 지목됐던 티빙의 주요 주주인 SLL(에스엘엘중앙)이 “향후에도 양사의 합병에 대해 원만한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설’은 일단락됐다. 업계에선 오랜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합병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토종 OTT 합병해 넷플과 건강한 경쟁 기대
전문가들은 국내 대표 OTT가 합병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넷플릭스도 그에 맞춘 대응 전략을 내면서 콘텐츠 시장의 건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한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이 해외시장 등 새로운 수익을 모색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난다면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 넷플릭스와도 어느 정도 대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 후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단순히 두 기업이 기존의 강점만 가지고 합병한다면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며 “해외 플랫폼들과 합작해 새 콘텐츠를 만들거나 글로벌 유통망과의 연계·확보 작업을 통해 해외 진출 방법을 모색한다면 넷플릭스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와 요금제 투 트랙으로 토종 OTT와 격차 벌리기에 나선다. 올 상반기 선보인 오리지널 시리즈가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스위트홈3’, ‘오징어 게임2’ 등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리지널 콘텐츠로 반등을 노린다. 국내 최초로 광고요금제(AVOD)를 도입한 넷플릭스의 실사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킬링 콘텐츠와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통해 이탈했던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광고 수익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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