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도 실패한 ‘왕년 특급 기대주’ 센젤, 최하위 화이트삭스서는 다를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워싱턴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센젤에게 화이트삭스는 운명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여름의 축제 올스타전이 열린 7월 17일(한국시간), 에이스 개럿 크로셰 한 명만을 올스타전에 보낸 '전체 최하위'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한 내야수와 계약 합의를 이뤘다. 최근 자유의 몸이 된 닉 센젤이다.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화이트삭스와 센젤이 메이저리그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센젤은 지난 7일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됐다. 센젤의 올시즌 연봉은 단 200만 달러였지만 웨이버 공시된 센젤을 클레임한 팀은 없었다. 웨이버 절차를 모두 통과한 센젤은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되기 전인 12일 워싱턴에서 최종 방출됐다.
워싱턴의 결정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센젤은 올시즌 64경기에 출전했지만 .209/.303/.359 7홈런 18타점 1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워싱턴이 사실상 주전 3루수로 기용했지만 타격 생산성은 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전력이 약한 워싱턴에서도 타격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었던 센젤은 결국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전력에서 제외됐다.
1995년생 우투우타 센젤은 최고의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테네시 주립대 출신 센젤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시내티 레즈로부터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엄청난 거포는 아니었지만 정교함과 중장거리 타격 능력, 빠른 발, 선구안까지 두루 갖춘 5툴 플레이어의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순항했다. 2016-2018시즌 3년 연속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3할, OPS 0.880 이상을 기록했고 2019년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내야에 자리가 없었던 신시내티는 발빠른 센젤을 중견수로 이동시켜 빅리그로 불렀다. 데뷔 첫 달 커리어 하이 성적을 쓰던 류현진(현 한화)을 상대로 안타를 기록하기도 한 센젤은 2019년 104경기에 출전해 .256/.315/.427 12홈런 42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많은 특급 유망주들이 그렇듯 센젤도 데뷔시즌이 사실상 커리어 하이 시즌이 됐다. 2020시즌부터 부상에 시달린 센젤은 2023시즌까지 5년 동안 빅리그 377경기에서 .239/.302/.369 33홈런 125타점 32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정교함, 장타력, 선구안 모두가 아쉬웠고 주루능력도 대단하지 않았다. 2루수, 3루수, 외야 전 포지션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었지만 어느 포지션에서도 수비력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5년 동안 센젤을 지켜봤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한 신시내티는 결국 지난시즌이 끝난 뒤 센젤을 논텐더 방출했다. 포스트시즌과 거리가 먼 팀인 워싱턴은 오프시즌 센젤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1년 200만 달러의 부담없는 계약을 맺은 워싱턴은 센젤이 왕년 특급 유망주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센젤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4월 한 달 동안 12경기에서 .214/.283/.595 5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워싱턴 중심타선에 자리하며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5월부터 52경기에서 .207/.309/.299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방출됐다.
화이트삭스는 워싱턴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화이트삭스는 주전 3루수인 요안 몬카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주전 3루수인 레닌 소사는 52경기에서 .237/.274/.350 4홈런 15타점 3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소사 뿐만이 아니다. 현재 빅리그 로스터에 OPS 0.700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가 루이스 로버트(0.804)와 토미 팸(0.707) 단 둘 뿐인 화이트삭스는 괜히 전반기 유일한 2할 승률 팀인 것이 아닌 상황이다. 모든 포지션이 기회로 넘치고 있다.
올시즌 센젤은 볼넷이 늘어난 것 외에 특별히 긍정적인 면이 없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고 절실함이 생기면 성적도 변할 수 있는 법. 워싱턴에서도 자리를 잃고 화이트삭스로 향한 센젤이 내일이 없다는 절실함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드래프트 전체 2순위 특급 기대주였지만 실패를 거듭한 센젤이 과연 화이트삭스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자료사진=닉 센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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