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한강 품은 신반포16차, 공사비 3.3㎡ 944만원 순항할까

김창성 기자 2024. 7. 1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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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아파트, 총 2개동 396가구→ 최고 34층 4개동 468가구 재탄생
총 공사비 2469억원 규모… 부동산 불황 속에 고금리·고물가 리스크
[편집자주] '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준공 41년 된 서울 서초구 신반포16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사가 대우건설로 결정됐다. 사진은 단지 전경. /사진=김창성 기자
올 상반기(1~6월) 내내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었던 대우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6차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신반포16차 조합)의 선택을 받았다.

신반포16차 조합은 준공 41년 된 2개동 396가구 노후아파트를 4개동 468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재건축사업에 3.3㎡당 944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 올해 서울 강남권의 수주 실적이 없던 대우건설은 한강 조망권인 이곳을 마수걸이 수주 단지로 낙점해 수의계약을 따냈다.

최근 강남권 정비사업에서 3.3㎡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공사비를 제시하고도 유찰이 거듭된 가운데 신반포16차 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은 잡음 없이 공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강이 앞마당 '알짜 입지'


신반포16차 조합은 지난 4월 대우건설에 재건축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통보했고 이달 초 시공사로 최종 확정했다.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까지 정비사업 수주가 없었지만 최근 신반포16차 재건축 시공사로 최종 선정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대우건설에 신반포16차 수주는 남다르다.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업체가 강남에서 수주 실적을 보유한 것과 달리 시공능력평가 3위(2023년 기준) 대우건설은 없었다.

신반포16차는 '서울 강남'과 '한강 조망'의 입지에 위치해 대우건설은 앞으로 예정 사업지에서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이른바 '랜드마크'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 단지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16차 아파트다. /사진=김창성 기자
신반포16차 재건축은 사업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강남의 한강 조망 입지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기대된다.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써밋'을 적용한 첫 단지가 될 예정이다.

신반포16차 조합 관계자는 "최적의 입지에 위치한 만큼 조합원들은 차별화된 아파트를 희망하고 있다"며 "(시공사 선정은)조합과 대우건설의 이 같은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신반포16차는 단지 가로 폭이 300여m, 세로 70여m에 불과한 2개 동 396가구 규모다. 둔치까지 50여m이고 한강까지 220여m에 불과할 만큼 거리가 가깝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까지는 도보 10분 거리다. 올림픽대로와 강남대로,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도 용이하다.

신반포16차 한 조합원은 "단지 크기가 작지만 최고의 입지라고 생각한다"며 "재건축 완공까지 앞으로 많은 절차가 남았지만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조합원 모두가 힘을 합쳤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6차 아파트가 재건축에 속도를 낸다. 사진은 단지 전경. /사진=김창성 기자


지속된 경기 불황… 비용 상승 갈등 없을까


신반포16차 재건축은 1만2977.2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34층 4개동(최고 높이 110.95m), 46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사업이며 총 공사금액은 2469억원 규모다.

건폐율 24.57%, 용적률 289.36%가 적용되며 주차(총 681대)는 가구당 약 1.5대가 가능하다. 총 468가구의 전용면적별 공급 유형은 50㎡·79㎡ 두가지다.

대우건설은 올 해 첫 정비사업 수주인 신반포16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단지명은 '신반포 써밋 라피움'이다. 강을 의미하는 이탈리어 라 피움(LA FIUME)을 조합했다. 영구 한강조망이 가능한 신반포16차 아파트를 강남의 대표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반포 써밋 라피움은 압구정 4구역, 신세계 백화점 본점, 더현대 대구의 설계를 담당한 글로벌 건축 디자인 기업 아르카디스(ARCADIS)가 참여해 랜드마크 외관을 제안했다.

대우건설은 상층부에서 저층부까지 캐스케이딩(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모양) 실루엣을 통해 우아한 입면 디자인을 마련했다. 앞뒤 건물의 높이에 점층 변화를 줘 유려한 한강의 물결을 담은 더블 스카이라인도 연출할 계획이다.
신반포16차 조합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자신했다. 사진은 조합 사무실. /사진=김창성 기자
최상층 스카이 브리지와 그랜드 플로우 게이트 등을 도입해 단지의 품격을 더했다. 조경 설계는 LA디즈니랜드, 세계 최고층 빌딩인 아랍에미리트(UAE) 부르즈 할리파를 기획한 글로벌 디자인 조경그룹 SWA와 협업했다. 호텔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입주민들이 고급 호텔의 조식과 스파, 문화 강좌, 펫 케어 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에 필수 사업비 직접 대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최고 신용등급 AAA를 통한 최저 금리 조달, 조합원 분담금 100% 입주 시 납부 등의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

공사비는 3.3㎡당 944만원으로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상승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상승 분쟁이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신반포16차 조합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올 초 '정비사업 표준 공사계약서'를 도입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계약 항목을 명시해 기준을 명확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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