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사건, 남일 같지 않아"…교대생 열명 중 두명 '진로고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용고시를 안 보겠다는 동기들이 확 늘었다. 올해 시험은 30명 중 5~6명이 안 본다. 몇 년 전 선배들은 1~2명 정도만 치르지 않았다고 들었다."
서울교대 4학년 홍모 학생은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 차원에서 초임 교사들의 적응을 위해) 업무 부담이 큰 1학년·6학년이나 주요보직을 맡기지 않으려고 배려하려고는 한다"면서도 "소규모학교 등 환경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뉴스에 나오는 사례가 아예 남일이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 교대생 92% "서이초 사건 이후 불안감 커졌다"
우려 1순위 '학부모 악성민원'…2순위 '보호책 부재'
교대 합격선도 하락 중…"교직 인식, 과거와 달라져"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임용고시를 안 보겠다는 동기들이 확 늘었다. 올해 시험은 30명 중 5~6명이 안 본다. 몇 년 전 선배들은 1~2명 정도만 치르지 않았다고 들었다.”
수도권 교대 재학생 4학년 서모 씨는 “작년 기점으로 임용고시를 보지 않고 다른 진로를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 학교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씨를 비롯한 올해 교대 4학년 학생들은 올해 11월에 치러질 2025학년도 임용고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학사 편입을 통해 학교 자체를 이탈한 교대생들이 많은 탓에 30명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과도 드물 것이라고 부연했다.
교대생들의 낙담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전국 교육대학생 92.6%는 ‘사건 이후 교직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커졌다’(매우 불안해짐 62.9%, 불안해짐 29.7%)고 답했다. 이는 전국 10개 교대와 2개대 초등교육과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이 지난 14일부터 17일(오후 2시 기준)까지 전국 교대생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들은 ‘교사가 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것’(복수응답 가능)으로 ‘학부모의 악성민원’(95.4%)을 1순위로, ‘어려움이 있을 때 기댈 수 있는 보호 체계 부재’(62.9%)를 2순위로 꼽았다. 진로를 묻는 문항에는 ‘사건 이후 교직 외 다른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는 비율이 22%를 기록했고 ‘사건 직후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응답은 61%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무엇보다도 학부모와의 관계를 우려했다. 서울교대 3학년 이정후(26) 학생은 “다른 직종은 민원이 들어올 경우 개인이 아닌 회사가 대응한다”며 “교직의 경우에는 교생실습을 가보니 여전히 담임교사가 학부모 민원 부담을 지고 있어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느꼈다. 서울교대 4학년 홍모 학생은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 차원에서 초임 교사들의 적응을 위해) 업무 부담이 큰 1학년·6학년이나 주요보직을 맡기지 않으려고 배려하려고는 한다”면서도 “소규모학교 등 환경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뉴스에 나오는 사례가 아예 남일이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의 교직 선호도 하락으로 교대 합격선도 일제히 하락 중이다.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교대 수능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중 상위 70%의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점수를 분석한 결과 성적을 공개한 12개 대학 중 5개 대학진주교대·제주대·공주교대·청주교대·대구교대) 합격선은 평균 4등급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입시인 2023학년도에는 4등급 이하에 해당하는 대학은 0곳이었지만, 올해 5곳으로 증가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교사직은 직업적 안정성, 사회적 명예를 고려했을 때 높은 위상을 가진 직업으로 인식됐지만 연이은 교권침해 사례가 공론화되면서 어린학생들의 교직 선택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능한 인재들의 교직 입직을 늘리려면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흉기 4개 들고 와 ‘이별 통보’ 여친 살해…“심신미약이라니” 분노
- "이혼 후 홀로 키운 아들, 성인 되고 10년 지나면 양육비 청구 못한다"
- 양치승 “4억 대출로 차린 헬스장, 쫓겨나게 생겼다”…무슨 일?
- "벌써 퇴근길이 걱정"…밤까지 계속되는 폭우, 막막한 시민들
- “시계 사고 차 사고”…200억대 카드깡 조직 호화생활 즐겨
- "자녀 '금쪽이' 만들기 싫어" 외치는 의대생 부모들…"증원 멈춰라"
- “두 아들 건다” 카라큘라, 사무실 간판 철거…‘잠적설’까지
- 전기 고치다 감전…82세 할머니가 ‘유튜브’ 보고 살렸다
- 뉴진스, 英 밴드 표절 의혹 제기에… "무단사용 NO" [공식]
- “난 무적이었는데…” 김연아에 밀린 아사다 마오 심경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