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父김구라와 마지막 방송 선언→새엄마에 엄마 호칭 약속(라스)[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이자 래퍼 그리가 입대 전부터 세워놓은 전역 후 목표들을 전하며 속깊은 매력을 드러냈다.
7월 17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 875회에는 전진, 환희, 그리,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그리의 해병대 자원 입대 소식을 두고 김구라는 "너무 느닷없고 뜬금없었다. 그전에는 카투사 간다고 토익공부 하더니 갑자기 해병대를 간다고 하냐"고 아빠로서의 의문을 표출했다.
그리는 카투사에서 해병대로 마음 바뀐 이유를 묻자 "(카투사는) 토익 780점이 넘어야 지원할 수 있다. 토익 공부를 두 달간 열심히 해서 800점을 맞았다. 카투사 지원은 9월에만 할 수 있는데 (지원도 하기 전에) 영장이 나와버린 거다. 2순위였던 해병대로 (지원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7월 29일 훈련소에 입소하는 그리는 오늘이 아빠 김구라와 하는 마지막 방송임을 발표했다. "아빠는 모르시는데 계획상 전역하고나서도 아빠랑 엮이기는 좀 그렇다. 저만의 길을 가고 싶다"고.
그리는 부자간의 티격태격은 방송상에서만 볼 수 있는 '쇼윈도 티격태격'이라며 "이런 것도 싫고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다"고 이유를 전했고, 이에 김구라는 "현실에선 제가 간섭 안 하고 묵묵하게 지원해주는 스타일"이라고 자부하곤 "오늘 마지막 방송이라 실컷 싸우려 한다"고 대차게 선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는 입대할 때 아빠는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사실도 밝혔다. 그리는 이유가 두 가지라며 "첫 번째는 어머니가 오신다. 어머니도 제가 입대하면 걸 보고 싶어 하셔서 어머니를 불렀다. 또 뭔가 아빠랑 가면 방송처럼 느껴진다. '아빠 다녀올게'라고 하면 3초 뒤 컷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랑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진 요청이 있을 수도 있어서 (아빠는 오지 말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모두가 말린 해병대를 자원한 이유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해병대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었고 정신적 고통을 겪어봤는데 육체적 고통은 안 겪어봤다. 훈련 강도가 센 게 해병대라서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구라는 그리의 결심을 "어렸을 때 다사다난 했지만 매일 치킨 배달 시켜 먹고 매일 게임하고 그랬지 않냐. 어렸을 때 놀란 게 집에 일이 많아서 아빠로서 걱정이 됐다. 항상 웃통 벗고 게임하면서 치킨을 먹고 있더라. '우리 동현이가 멘탈이 세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일화 공개와 함께 납득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는 입대를 앞두고 큰 깨달음을 얻은 사실도 고백했다. 그리가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면 애들이 '앞으로 뭐 먹고 살아야 하냐'고 하더라. 저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 것 아니냐. '나도 뭐 해먹고 살지'라고 하면 '넌 아버지가 김구라 아저씨잖아. 넌 괜찮지'라고 하더라.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다. 아빠랑 난 다른 사람이고 내 돈도 아니니까"라고 운을 떼자 김구라는 불쑥 "솔직히 얘기해보라. 일부 네 돈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지 않냐"고 따졌다.
그리는 "무의식중에 저도 나태하게 살고 치킨 시켜 먹고 이게 믿는 구석이 있는데 아닌가 깨달음을 얻은 것"이라고 인정하며 그래서 해병대에 자원했고 "진심으로 제 돈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리는 "뭐 주시면 받겠는데"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그리는 벌써부터 전역 후 꼭 하고 싶은 걸 생각해놨다며 전역하면 '김동현'으로 활동명을 바꾸는 것, 미루고 미루던 호칭 정리로 '누나'라고 부르던 김구라의 재혼한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얘기꺼냈다. 특히 두 번째 결심에 모두가 감동하는 가운데 그리는 또 소박한 꿈이 있다며 "동생 운동회 같은 거 아빠가 그때 되면 나이가 들어 뛰기 힘들 것 아니냐. 제가 나이 차도 나니까 젊은 아빠들하고 (뛰고 싶다)"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동생의 등록금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그리는 김구라의 자신을 물론 친할머니까지 이용한 가족팔이를 폭로하면서도 말미엔 남자 대 남자 약속을 남겼다. 그리는 "아빠에게 금전적으로 해드린 게 없다. 낫띵이다. 옛날에 힙합 했던 X이니까 힙합적으로 아빠에게 블링블링한 걸 사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면 전역하고 R시계 사드리겠다"고 선언했다.
그리는 "예전 힙합할 때는 아빠를 통해 섭외 오는 게 싫었다. '아빠를 뛰어넘겠다'는 정신이 가득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뭔가 아빠는 아빠대로 큰 산이고 나는 나대로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서 전역하고 증명해서 아빠에게 선물해드리고 싶다"고 철든 바람을 드러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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