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쇼핑 나선 서학개미… 테슬라·엔비디아 빼고 '애플' 담는다

서학개미가 7월 들어 애플 순매수에 나섰다./사진=로이터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의 장바구니에 꾸준히 담겼던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비중이 점차 빠지고 있다. 반면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애플 집중 매수에 나서고 있다.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7월1~15일 기준)들어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애플을 1억4046만달러(1940억원)어치 사들였다. 애플은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달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순매수 2위는 서학개미가 1억3761만달러(1900억원)어치 사들인 브로드컴이 차지했고 3위는 마이크로소프트(1억474만달러, 1445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의 집중 사랑을 받아왔던 테슬라는 이달 들어 2834만4528달러(392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엔비디아도 3839만5554달러(530억원) 팔아치웠다.

이는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주가 급등이 한풀 꺾인데다 이미 가파르게 올라 피로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올해 내내 부진했던 테슬라의 경우 최근 가파른 상승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산 미국 주식은 브로드컴으로 1억 2887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TSMC가 그 뒤를 이었다. 5위는 나이키로, 8795억 달러 규모의 순매수세가 나타났다. 7월 수급만 보면 엔비디아와 테슬라에 쏠렸던 투심이 골고루 분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학개미들이 브로드컴을 대거 사들인 이유는 최근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10대 1 주식 분할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액면분할을 하면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져 매수세가 몰려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나이키는 오랜만에 서학개미 순매수 규모 순위권에 들어왔는데 이는 나이키가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으며 지난달 28일(현지시각)하루 만에 20% 가까이 급락하며 저가매수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AI 기능이 하반기 중 출시될 아이폰16의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며 "아이폰16 출하량 목표는 9000만대로 전작 대비 10% 증가한 점을 미뤄볼 때 아이폰 교체 수요가 기록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