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가 고교 동아리 활동 지도… “힘 합쳐 지역 인재 길러야”

최예나 기자 2024. 7.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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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여고 2학년 김나경 양은 올 3월부터 성장 소설을 쓰고 있다.

김 양 외에도 경북여고 학생들은 매달 두 번씩 대구가톨릭대 교수 45명에게 동아리 활동을 지도받고 있다.

2학년 천혜령 양은 "학생들끼리만 동아리 활동을 할 때는 인터넷이나 책으로 음악을 익혔는데 직접 지도받게 되면서 음악인이 갖춰야 할 자세와 진로에 대한 조언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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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여고-대구가톨릭대 업무협약
의약학 등 29개 활동 직접 지도
진로 선택 돕고 전문 지식 전달
12일 대구 경북여고 책 쓰기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학생들이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두 번째)로부터 글쓰기를 배우는 모습. 대구가톨릭대 교수들은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매달 두 차례 경북여고를 찾아 동아리 29곳을 지도해 주고 있다. 경북여고 제공

대구 경북여고 2학년 김나경 양은 올 3월부터 성장 소설을 쓰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작가를 꿈꿨던 김 양은 직접 쓴 책을 출판하고 싶어 ‘산나리’라는 책 쓰기 동아리에 들어갔다. 학생들끼리 만든 동아리라 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올 4월부터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의 지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양은 “교수님이 늘 ‘우리는 서로가 제일 먼저 만나는 독자’라며 쓴 글에 대해 다양한 조언을 해주신다”며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책 쓰는 방법 등을 배우다 보면 전문 작가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 양 외에도 경북여고 학생들은 매달 두 번씩 대구가톨릭대 교수 45명에게 동아리 활동을 지도받고 있다. 올해 자율형공립고로 지정된 경북여고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미래의 삶을 설계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지역 대학과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경북여고와 업무협약을 맺은 대구가톨릭대 교수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동아리 29개를 지도해 주고 있다. 김차진 경북여고 교장은 “진로 선택뿐 아니라 대학 생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수가 지도해 주는 동아리는 분야도 다양하다. 밴드 동아리 ‘비행’은 김인호 실용음악과 교수와 2학기에 진행될 버스킹 및 축제 공연을 준비 중이다. 2학년 천혜령 양은 “학생들끼리만 동아리 활동을 할 때는 인터넷이나 책으로 음악을 익혔는데 직접 지도받게 되면서 음악인이 갖춰야 할 자세와 진로에 대한 조언까지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약학 동아리 ‘히포크라테스’에서 활동 중인 2학년 허예림 양은 “약학 분야에서도 분해, 추출, 제약, 임상시험 등을 다양한 분야 전공 교수님으로부터 배우고 있다”며 “학생들끼리 동아리 활동을 할 때보다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교수들도 적극적으로 학생들을 돕고 있다. 김 교수는 “인구 감소로 대중예술 분야에서 특히 인재의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한데 이렇게 지역 학생들의 재능을 키우다 보면 제2의 방탄소년단(BTS)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지방시대가 성공하려면 고교와 대학이 함께 미래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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