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불확실성과 경제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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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불확실성을 미래에 어떤 경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을 보면 이러한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부정적인 영향도 확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과 같은 경제정책 수단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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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은 불확실성을 미래에 어떤 경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한다. 그런데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을 보면 이러한 불확실성이 점점 높아지고 부정적인 영향도 확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가계의 소비행태가 보다 신중해지고 기업투자도 안정성을 더욱 중시하는 보수적인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불확실성 증대는 가계의 소비와 저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예비적 저축가설에 따르면 미래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합리적인 가계는 예기치 않는 소득감소로 인한 소비위축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린다.
불확실성 확대는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도 고용, 임금, 설비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불확실성을 감안하기 때문이다. 우선 고용 측면에서 보면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업은 당장 매출이 늘어나 노동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근로자를 신규로 채용하기보다 기존 근로자의 초과근로로 대응한다. 즉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불확실성은 기업의 임금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기업은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임금형태로 배분한다. 따라서 기업의 수익이 높아지면 임금이 상승하고 수익이 낮아지면 임금도 하락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제여건이 불확실해 기업은 당장의 수익이 늘더라도 수익증가가 일시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수익증가가 추세적 증가인지를 확인하려고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일정기간 임금인상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설비투자도 불확실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기업은 경제 내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시점을 연기하거나 이미 결정된 투자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적극적인 투자보다 손실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방어적인 투자에 치우치는 경향을 띠게 된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국의 성장전략 변화 등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변하는 점도 기업들로 하여금 더욱 신중하게 투자하도록 작용한다.
최근 불확실성 지속현상은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서도 동시에 나타난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대내요인보다 대외요인의 불확실성에 경제주체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 경제의 구조를 감안할 때 경제주체들이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과 같은 경제정책 수단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07년 연례 경제정책 콘퍼런스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경제 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에선 다양한 시나리오의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책효과가 당초 기대한 것과 다를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물론 예측 가능한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과감한 정책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선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미시적 정책들을 세밀히 조정하면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들을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전 대한상공회의소 SGI연구원장)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前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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