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마수걸이 홈런… 가장 빛난 별은 듀랜
17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4 MLB(미 프로야구) 올스타전.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NL) 유니폼을 입고 3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뒤 아메리칸리그(AL) 중견수로 나선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가 “오타니는 정말 놀랍다”며 감탄했다. 이날 올스타전을 맞아 유니폼에 마이크를 달고 나온 저지가 중계진이 오타니에 대해 묻자 칭찬을 시작한 것. 저지(34개)는 AL, 오타니(29개)는 NL에서 각각 홈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저지가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를 받고 와서 0.316(타율)에 30개 가까이 홈런을 쳤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 순간 배트가 쪼개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오타니의 타구가 멀리 뻗어갔다.
0-0으로 맞선 3회 무사 1·2루에 터진 선제 스리런. 오타니가 AL 투수 태너 하우크(28·보스턴 레드삭스)의 시속 142㎞ 스플리터를 그대로 잡아당긴 공은 시속 167㎞로 122m를 날아가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겼다. 그가 올스타전 출전 4번 만에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이도류(二刀流)’ 오타니는 2021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선발돼 올스타전에 나섰지만, 올해는 팔꿈치 수술 후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어 글러브를 끼진 않았다. 지난 3시즌 동안 올스타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쳤던 오타니는 경기 후 “오늘 홈런으로 그동안 올스타전 부진을 씻은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역대 올스타전 승리 투수(2021년) 출신으로 홈런을 친 유일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이날 오타니는 아내 다나카 마미코(28)와 함께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했다. 순백의 민소매 드레스를 차려 입은 아내 손을 잡은 오타니는 많은 팬들의 환호 속에 입장했다. 이날 오타니가 입은 갈색 정장 속엔 그의 반려견 디코이가 그려져 있었다.
오타니가 이날 3점 홈런을 쳤지만, 올스타전의 진짜 주인공은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재런 듀랜(28)이었다. 듀랜은 3-3으로 팽팽히 맞선 5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가 126m, 타구 속도는 시속 172㎞로 오타니의 홈런보다 더 멀리 날았고, 더 빨랐다. 이 홈런에 힘입어 AL이 5대3으로 승리하면서 듀랜은 생애 첫 올스타전에서 MVP 영광을 차지했다. 올 시즌 레드삭스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듀랜은 전반기 10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포와 함께 ‘괴물 투수’들의 강속구도 한여름 야구 축제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루키 투수 폴 스킨스(22)는 1995년 노모 히데오 이후 29년 만에 신인으로 올스타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AL 타자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최고 구속 161㎞를 뿌린 스킨스는 강타자 저지를 땅볼로 잡는 등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스킨스의 여자 친구인 올리비아 던(22)이 관중석에서 열띤 응원을 보내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스킨스와 LSU(루이지애나 주립대) 동문인 던은 1000만이 넘는 소셜미디어 팔로어를 거느린 체조 스타다.
5회초 마운드에 오른 메이슨 밀러(26·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시속 167㎞가 찍히는 빠른 공을 던지며 올스타전 최고 구속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5년 아돌리스 채프먼의 시속 166㎞. 밀러는 5회말 듀랜의 홈런에 힘입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올스타전에선 2009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암 환자 지원 및 치료 연구를 위한 재단 ‘Stand Up To Cancer(암에 맞서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뜻 깊은 장면도 펼쳐졌다. 감독과 선수, 심판,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암 투병 중인 지인의 이름을 적힌 팻말을 들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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