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내놓는 게임마다 흥행… 엔씨, 새 성장 동력 못찾고 휘청
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최근 행보와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넥슨은 내놓는 게임들이 흥행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하는 반면, 엔씨는 새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실적과 주가 모두 고전하고 있다. 100만원에 근접했던 엔씨 주가는 3년 새 20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5% 줄었다. 올 2분기에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두 회사는 비슷한 시기 세워져 한국 게임을 오락에서 산업으로 발전시킨 주역이다. 넥슨이 1996년 출시한 다중 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와 엔씨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 ‘리니지(1998)’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개척했고, 이후 다양한 게임을 내놓으며 30년 가까이 국내 게임 산업을 함께 주도해왔다. 최근 두 기업의 엇갈린 실적과 그 요인을 분석했다.
◇희비 갈린 넥슨과 엔씨
넥슨은 올해 내놓은 신작이 흥행하며 연매출 4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한 달 만에 현지 애플 앱마켓에서만 2억7000만달러(약 3700억원)를 벌어들였고, 이달 초 출시한 PC·콘솔용 슈팅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는 월간 이용자가 1억명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반면 리니지에 주력하던 엔씨는 작년 12월 10년 넘게 개발해온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를 출시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이용자 부족으로 서버 통폐합을 했다. “리니지 상징인 자동사냥은 빠졌지만, 새로운 재미를 설계하지 못했다”는 이용자들의 평가도 뼈아프다.
게임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명암을 가른 가장 큰 요인으로 본업에 얼마나 집중했느냐를 꼽는다. 넥슨은 게임 개발에 집중하며 IP(지적재산권)와 장르 다각화를 해왔다. 2022년 실험적인 소규모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개발본부 ‘민트로켓’을 설립하며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새 게임 개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는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도 2021년 블루 아카이브 출시로 선방하는 등 수년간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엔씨는 넥슨과 달리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금융·엔터테인먼트 산업도 넘봤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가시적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조직은 비대해 졌다. 본업인 게임에서는 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을 고집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리니지 관련 게임으로 구성되다 보니 리니지 인기 하락이 기업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위기 돌파 나선 엔씨
넥슨은 올 하반기 팬층이 두터운 자사의 인기 PC 게임 후속작 ‘마비노기2′ 출시를 계획하는 등 기대작을 내면서 업계 1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엔씨는 비상경영 체제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지난해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매각하고 AI 기반의 금융 사업 조직을 해체하는 등 게임 외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했고, 연내 서울 삼성동 사옥 매각 계획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일차적으로 엔씨의 대책은 사업 구조 재편 등 경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본업인 게임 개발에선 아직 뚜렷한 위기 돌파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올 2월에는 ‘리니지W’ 기반의 신작 게임 개발을 위한 채용 공고를 내며 “다시 리니지로 회귀하냐”는 평가가 게임 업계에서 나온다. 엔씨는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탈(脫)리니지 기대작으로는 내년 하반기 PC·콘솔용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슈팅게임 ‘LLL’이 있다. 엔씨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신작 게임은 글로벌 재출시를 제외하면 모두 9종”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의원직 상실형' 선고에도…검찰 “항소 검토”
- [속보]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주주가치 제고”
- 주윤발 “허벅지에 있는 혹, 종양 아냐”...건강 이상설 반박
- “그물에 美 핵잠수함이 걸렸어요!” 노르웨이 선박이 받은 다급한 호출
- 31살 어린 상대 도발에…타이슨, 핵주먹 대신 ‘불따귀’ 날렸다
- 드디어 국내 출시! 애플 비전프로 24시간 사용기[형테크]
- [오늘의 운세] 11월 17일 일요일 (음력 10월 17일 乙酉)
- [오늘의 운세] 11월 16일 토요일(음력 10월 16일 甲申)
- 김동연, 이재명 판결에 “사법부 판단 매우 유감”
- 한동훈 “인생 걸고 시험보는 수험생들 생각해 野주말시위 취소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