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탈원전 폐기 2년만에 성과 … K원전 생태계 부활 '축포'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2024. 7. 1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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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핵심기자재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 8.5조 수혜
424개 협력사까지 낙수효과
고사위기 원전업계 도약 발판
尹 "韓원전기술 세계가 인정"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7일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수주로 한국이 15년 만에 또다시 드라마를 썼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직전까지 몰렸던 원전업계는 산업 생태계가 완벽히 복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체코 정부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브리핑을 열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고 추후 테멜린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것"이라며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쾌거"라고 말했다. 이어 "총예산사업비는 2기 24조원"이라며 "계약 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체코에서 나머지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며 "이 경우 수주 금액이 훨씬 더 올라간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선정으로 한수원은 최대 원전 4기 건설을 위한 계약조건 조율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위기에 처한 원전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해온 윤석열 대통령과 원전 관계자들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K원전 신화를 만들어낸 UAE 바라카 원전. 매경DB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에 대해 "민관이 하나가 돼 원팀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환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건설단가와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확보한 점, 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예산 범위 내에서 적시에 추진한 부분이 강점으로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당장 체코 신규 원전 수주에 따른 수익이 '팀코리아'와 이들 기업의 중소협력업체에 흘러 들어가는 낙수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앞서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전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전력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과 팀코리아를 꾸렸다.

증권가와 원전업계에 따르면 체코 원전 수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원전 핵심 기자재를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는 8조5000억원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해진다. 주기기 제작에 5조7000억원, 주설비 공사는 2조8000억원 규모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최종 계약 이전에 주기기 제작비나 시공비 규모는 결정된 바 없다"며 "3월 최종 계약 시점까지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이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전 시공은 대우건설이 담당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체코 원전 수주로 대우건설이 계약할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계통 설계를 담당하는 한전기술은 3조6000억원대의 수주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계통 설계에 1조2000억원, 장기 엔지니어링 용역(LTEA)에 2조40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A는 원전 준공 후 운영에 필요한 설계변경과 개선, 엔지니어링 프로그램 분석과 기술지원 업무를 뜻한다.

시운전과 정비 전문인 한전KPS는 1조8000억원대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운전과 가동 전 정비에 약 6000억원, 정비·경상정비공사(LTMSC) 등에 총 1조2000억원대의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연료를 설계·제조하는 한전원자력연료는 두코바니 원전이 가동을 목표로 하는 2036년부터 원자력 연료를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한전원자력연료는 2009년 한전컨소시움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개 호기에 원자력 연료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또 각 호기의 초기 노심과 교체 노심에 대한 노심설계와 안전해석을 수행하고 있다.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로 국내 중소기업에도 낙수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원전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협력사만 424개사에 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원자력 공급 산업체는 995개에 이른다. 원자력 공급 산업체의 매출 91.9%가 원전 건설과 운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체코 신규 원전 프로젝트는 국내 업계의 실적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 원자력산업분야에 종사하는 전체 인력은 3만5649명으로 조사됐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체코 신규 원전 계약까지 달성하면 10년 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어 희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의 맹주인 프랑스를 꺾은 점은 폴란드 등 남은 유럽 원전 시장 진출에 물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유정 기자 / 문지웅 기자 / 안정훈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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