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도 있었으면 극대노할 결정...맨유, '항명 끝판왕' 산초 잔류 고민

사진=스카이 스포츠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릭 텐 하흐 감독에게 항명했던 제이든 산초를 잔류시킬 생각도 고민하고 있다.

맨유는 2021~2022시즌 산초를 영입하기 위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8,500만 유로(약 1,280억 원)를 지불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4위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맨유는 1년 넘도록 산초 영입을 시도했다가 겨우 성공해냈다.

도르트문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2선 자원으로 인정받은 산초가 맨유 유니폼을 입으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지난 3시즌 동안 산초의 활약은 최악에 가까웠다. 첫 시즌에는 겨우 5골 3도움, 두 번째 시즌에는 7골 3도움이 전부였다.

점점 산초에 대한 팬들의 인내심이 바닥을 향해 가던 2023~2024시즌 초반, 결국 사건이 터졌다. 텐 하흐 감독은 아스널 원정길에 산초를 데려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산초는 훈련 성과 기준에 따라 소집되지 않았다. 맨유에서는 매일 최고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경기에 그가 선택되지 않았다"며 산초가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부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를 두고 산초는 개인 SNS를 통해서 텐 하흐 감독이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러분이 본 모든 것을 다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된다.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난 훈련을 매우 잘했다.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며 텐 하흐 감독의 발언을 직접적으로 저격했다. 항명이었다.

이에 맨유는 텐 하흐 감독과 산초의 오해를 풀고자 자리를 마련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산초는 맨유에서 더 이상 뛰지 못했다. 겨울 이적시장에 친정팀인 도르트문트로 돌아갔고, 산초는 도르트문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까지 밟았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맨유 팬들은 산초가 더 이상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상상할 수가 없었다. 역사적으로 맨유는 감독에게 항명한 선수를 절대로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로 되돌아가면 로이 킨, 루드 반 니스텔루이, 데이비드 베컴 등 초특급 슈퍼스타들조차 감독의 권위에 도전하는 순간 모두 쫓겨났다. 산초 역시 도르트문트, 유벤투스 등 여러 빅클럽과 연결되면서 당연히 맨유를 떠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점점 상황이 산초가 잔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산초의 항명 사태 이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텐 하흐 감독은 "산초와 나는 선을 그었다. 맨유는 좋은 선수가 필요하고 산초는 그런 선수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며 산초와의 관계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텐 하흐 감독의 발언은 산초와 좋은 대화를 나눈 끝에 나온 결과다. 맨유는 점점 산초를 잔류시키는 걸 고려하고 있다. 적절한 제안을 들을 계획이지만 산초를 잔류시키는 걸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