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T야?” “너 F야” 안방극장 뒤섞이는 MBTI 대격돌[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4. 7. 1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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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극 ‘감사합니다’ 포스터. 사진 tvN



한때 별자리나 띠가 성격을 드러내는 지표였다면 이는 혈액형으로 바뀌었다. 요즘 혈액형으로 성격을 짐작하는 이는 없다. 그보다 더 자세하다고 여겨지는 16가지 지표가 있다. 이른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로 불리는 ‘MBTI’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을 F(공감형), 잘 못 하는 사람을 T(사고형)라고 분류한 것은 오래됐지만 이제 조금씩 대중문화 콘텐츠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최근 공개되는 방송 프로그램 중 여럿이 이러한 ‘T’와 ‘F’의 대립 그리고 공존을 다루고 있다.

tvN에서 지난 6일부터 주말극으로 방송 중인 ‘감사합니다’는 그 대표적인 콘텐츠 중 하나다. 대기업인 JU건설을 배경으로 감사팀의 팀장으로 새로 오는 신차일(신하균)과 신입 구한수(이정하)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서 신차일은 ‘T의 화신’, 구한수는 ‘F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출근과 동시에 가타부타 인사는 생략하고 바로 일에 돌입하는 신차일은 감사팀원들에게 “무능하고 안일하고 게으르다”며 독설을 쏟아낸다. 사내 범죄자에 있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응징을 중요시한다.

SBS 금토극 ‘굿파트너’ 포스터. 사진 SBS



반면 구한수는 플로리다 지사 발령을 위해 감사팀에 들어오는 사람 믿고, 정 많은 타입이다. 자신이 믿는 사람의 비리 혐의에 대해 그 가능성이 없다고 속단하고, 그 부분 때문에 초반에는 신차일과 부딪치기도 한다.

SBS에서 지난 12일부터 금토극으로 방송 중인 ‘굿파트너’는 ‘감사합니다’의 여성 버전으로 보면 맞다. 이 드라마 역시 이성파 변호사와 감성파 변호사의 충돌과 화해, 협업 등을 다뤘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차은경이 T에 가깝다. 극 효율주의와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인간적으로도 까탈스럽다. 그의 직설적인 태도를 견디지 못하는 부하직원 역시 부지기수로 그려진다.

여기에 갑자기 끼어든 한유리(남지현)의 캐릭터는 F에 가깝다.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로펌 기업팀을 꿈꾸지만 은경의 이혼팀에 배속된다. 매일 같이 의뢰인의 사연에 과몰입하면서 은경과 충돌하곤 한다. 하지만 ‘감사합니다’의 상황처럼 ‘굿파트너’의 두캐릭터 역시 서로를 이해하고 협업하는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설정은 심지어 예능에서도 존재한다. 18일 첫 방송 되는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이다. 프로그램은 배우 염정아와 안은진, 박준면과 방송인 겸 배우 덱스가 어촌마을로 떠나 일거리를 하면서 먹거리까지 살피는 형식이다.

18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 포스터. 사진 tvN



네 명이 T와 F로 나누어져 있다. 염정아와 덱스가 ‘사고형’, 박준면과 안은진이 ‘공감형’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감형인 박준면과 안은진은 꽃 한 송이에도 반응이 폭발적인 자매로 그려진다.

멸치잡이 배에 오른 안은진은 “제가 돈 많이 벌어 언니들 호강시켜드릴게요”라고 감성이 폭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고형인 염정아와 덱스는 반대다. “(멸치) 주워! 주워! 빨리 주워!” “돈 받아야 돼!”라고 소리를 지르며 상황에 공감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젊은 층에는 일반적인 MBTI 비교 중 가장 그 양상이 극명한 편의 하나인 ‘T’와 ‘F’는 많은 드라마 이제는 심지어 예능에서도 주된 소재로 쓰이게 됐다. 외향형인 ‘E’와 내향형인 ‘I’가 주로 다뤄진 이후, 감성을 잣대로 한 또 다른 인물 구분의 형식이 재미의 소재가 된 것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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