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코원전 수주, 대한민국 원전 경쟁력 세계서 인정받아"

팀 코리아, 24조원 규모 체코 원전사업 수주
尹대통령 "팀코리아 뛰어준 기업·국민께 감사"
폴란드·루마니아 등 추가 수주도 탄력받을 듯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팀 코리아’가 15년 만에 체코에서 K-원전을 다시 수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으로 추가 수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한국수력원자력 컨소시엄을 자국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 기업이 원자로를 포함한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한 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를 수주한 후 15년 만이다. 2022년 이집트 엘다바 원전 계통 건설을 수주하긴 했지만 이번과는 달리 당시엔 핵심 설비인 원자로는 제외됐다.

체코 원전 사업은 체코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1기가와트(GW)급 대형 원전을 최대 4기 건설하는 사업이다. 체코 원전의 건설 비용은 2기 기준 4000억 코루나(24조 원)로 추산되는데 체코 역사상 최대 투자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한전기술(설계)과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대우건설(시공)·한전연료(핵연료)·한전 KPS(시운전·정비) 등과 ‘팀 코리아’ 컨소시엄을 이뤄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도전했다. 체코 원전 사업엔 프랑스 EDF도 도전했지만 체코 정부는 팀 코리아 손을 들어줬다. 앞으로 한수원은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체코 정부와 협상하게 되며, 추후 테믈린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할 때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받는다.

팀 코리아가 유럽의 원전 강국이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외교전을 앞세운 프랑스를 제친 데는 이유가 있다. 팀 코리아가 제시한 시공 단가가 EDF 컨소시엄 측의 절반 수준인 데다가 적기 시공 역량도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팀 코리아 수주전에 지원 사격했다.

윤 대통령은 “팀 코리아가 돼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상업용 원자로를 최초로 건설한 원전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했다.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K-원전은 세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스웨덴, 영국 등이 K-원전이 공략해볼 만한 시장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한국형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향후 매우 큰 규모의 원전을 저희가 수주하게 되면 전체 일감이 그간 상승회복세보다 매우 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국내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 그리고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