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충북 소하천 정비 절반도 안 돼… 농경지 피해 여의도 규모
[KBS 청주] [앵커]
최근 계속된 호우로 충북 곳곳의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보다 큰데요.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폭우도 원인이지만, 웬만한 강수량도 감당하지 못하는 소하천도 문제로 꼽힙니다.
정비 공사가 더뎌 호우 피해가 계속된다는 지적입니다.
현장 K,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마을 앞 하천의 폭은 3m에 불과합니다.
지난 8일부터 사흘 동안 내린 비로 하천물이 넘치면서 주변 농경지가 잠겼습니다.
옥수수와 고구마 등 각종 작물을 키우던 밭입니다.
불어난 하천물에 잠긴 탓에 모두 버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농민들은 사흘 동안 내린 250mm 강수량도 적지는 않지만, 제방과 배수 시설조차 없는 소하천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병용/영동군 용산면 신항리 : "강 폭이 더 넓어야 하는데 밑일수록, 그냥 내버려 둬 버린 거야. 불안한 마음으로 농사지어왔는데 올해 또 터진 거야, 이게."]
근처 옥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일주일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하천물과 함께 넘어온 토사와 각종 집기가 여전히 논밭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전형달/옥천군 이원면 칠방리 : "여기서 터져서 이 동네, 저기까지 다 잠긴 거예요. 버스가 못 다녔어요, 물이 빠질 때까지."]
지난해 말 기준, 충북의 정비 대상 소하천 5,123km 가운데 2,393km만 공사를 마쳤습니다.
전체의 46.7%로 절반이 채 안 됩니다.
정비가 더딘 주 원인으로는 막대한 예산이 꼽힙니다.
충청북도는 1,900여 곳의 소하천 정비에 모두 6조 원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비 절반이 기초자치단체 몫이어서 예산 부담으로 대대적인 정비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소하천 정비 관계자/음성변조 : "1년에 2건이나 3건 정도는 진행할 수 있는데, 정비를 다 해줄 순 없으니까 (하천이) 노후화됐고 인명 피해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부터 정비합니다)."]
올 여름 충북에서 침수된 농경지만 서울 여의도 규모의 344만여 ㎡.
2년 뒤부터는 소하천 정비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국비 지원마저 끊깁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그래픽:박소현
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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