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시발점 ‘이종섭에 전화’…가입자는 대통령 경호처
군사법원, 박정훈 항명 사건 재판서 통신 기록 받기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둘러싼 ‘VIP 격노설’이 불거진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한 대통령실 내선번호 ‘02-800-7070’의 가입자 명의가 ‘대통령 경호처’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KT는 이날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보낸 답변자료에서 “02-800-7070의 고객명은 ‘대통령 경호처’이며, 지난해 5월23일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경호처’로 명의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이 전화번호는 지난 5월29일 해지 후 당일 다시 개통돼 현재 사용 중인 상태다. 주소는 용산 대통령실로 파악됐다.
해당 전화번호는 지난해 7월31일 오전 11시54분 이 전 장관이 수신한 대통령실 내선번호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이 번호의 발신자와 2분48초간 통화한 이후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의 전화기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연락해 ‘채 상병 사건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이날 오후 예정된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야권은 당시 통화의 발신자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으나, 대통령실은 확인을 거부해왔다.
앞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02-800-7070’이 누구의 전화번호인지 묻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 질의에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외부 확인이 불가한 기밀 사안”이라고 말했다.
‘02-800-7070’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사용하는 전화번호임이 통신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으나, 당시 전화를 건 당사자는 여전히 특정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해당 번호의 가입자 명의는 확인됐지만, 실제 그날 누가 사용했는지는 더 밝혀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부는 이날 박 대령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해 7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해당 전화번호의 수·발신 내역을 통신사로부터 받아 보기로 결정했다.
박 대령 측은 지난 5일 재판부에 제출한 사실조회 신청서에서 “해당 번호로부터 2023년 7월31일 이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그 이후부터 (해병대 수사단 사건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에서 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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